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2일(현지 시간) 트위터를 통해 “북한이 미 본토의 일부에 닿을 수 있는 핵무기 개발 최종 단계에 있다고 주장했는데,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을 것(It won’t happen)”이라고 말했다. 북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이 1일 신년사에서 “대륙간탄도로케트(미사일) 시험발사 준비사업이 마감 단계”라고 주장한 데 대한 반응으로 트럼프 당선인의 새해 첫 대북 메시지다.
트럼프 당선인은 이어 “중국은 일방적인 미국과의 무역으로 엄청난 돈과 부를 빼가고 있지만 북한 문제를 (해결하는 데 여전히 미국을) 돕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대북 제재 이행에 미온적인 중국을 비판한 것이다.
트럼프 당선인이 새해 벽두부터 강력한 대북 메시지를 내놓은 것은 취임 후 북핵 문제를 최우선 순위로 고려하겠다는 점을 시사한 것이라서 주목된다. 워싱턴의 한 외교 소식통은 “트럼프가 사용한 ‘It won’t happen’이란 표현은 북한이 핵개발을 하지 못하도록 적극적으로 개입하겠다는 뉘앙스가 담겨 있는 만큼 트럼프 행정부가 북핵 사태를 예의주시하고 있음을 보여 준다”고 평가했다.
이제 관심은 트럼프 당선인이 과연 북핵을 어떻게 억제할 것인지에 쏠리고 있다. 켈리앤 콘웨이 백악관 선임고문 내정자는 이날 MSNBC방송 인터뷰에서 “트럼프 당선인은 가만히 앉아 있지는 않을 것”이라며 “북한 문제에 집중해 안보 관계자들과 계획을 짜고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이란 같은 나라를 대담하게 만드는 방식으로는 하지 않는다”고 말해 이란과의 핵 협상처럼 북-미 간 전격적인 대화 가능성은 낮게 봤다.
워싱턴 일각에서는 트럼프 행정부가 북한에 대한 선제적 타격은 아니더라도 군사 조치를 강화할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이날 “미국은 북한이 (미 본토를 겨냥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시험 발사한다면 이를 격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당선인이 이날 밝혔듯이 북한 대외 교역량의 90%를 차지하는 중국에 대한 전방위적 압박을 통한 북한의 태도 변화도 시도할 것으로 보인다. 이를 위해 △신미-러 관계 형성을 통한 중국 압박 △대만과의 양안 문제를 지렛대 삼아 ‘하나의 중국’ 원칙 흔들기 △보호무역주의 강화를 통한 대중 무역 압박 등이 가시화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북한과 교역하는 중국 기업을 겨냥한 ‘세컨더리 보이콧’(제3자 제재)의 실행 가능성도 점쳐진다. 미 상원 외교위원회 동아시아태평양소위원장인 공화당 코리 가드너 의원은 이날 CNN 온라인판에 ‘왜 트럼프는 북한을 최우선 과제로 삼아야 하는가’라는 글을 올리고 세컨더리 보이콧의 즉시 이행을 촉구하고 나섰다.
가드너 의원은 “북한 핵·탄도미사일 프로그램의 가속화는 세계 평화·안정뿐 아니라 미국 본토에도 직접적인 위협을 가하고 있다”며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해 2월 제정된 대북제재강화법을 근거로 북한의 불법 행위를 돕는 중국 기업을 제재해야 하며 중국을 화나게 하는 것을 두려워해선 안 된다”고 말했다.
트럼프의 공개적 압박에 중국은 강하게 반발했다. 겅솽(耿爽) 외교부 대변인은 3일 정례 브리핑에서 “중국은 책임 있는 대국이자 동북아의 주요국으로서 장기적으로 한반도 평화 안정과 북핵 문제의 평화적 해결을 추진하는 데 큰 노력을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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