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주일 미국대사에 금융사업가 출신인 윌리엄 해거티(56·사진)를 지명하기로 하고 이를 일본 정부에 전달했다고 요미우리신문 등 일본 언론이 5일 일제히 보도했다.
해거티는 지난해 7월 트럼프 대선 캠프에 합류했으며 현재 정권 인수위원회에서 인사담당 책임자를 맡고 있다. 보스턴컨설팅그룹에서 일하던 1980년대 후반부터 3년간 도쿄에 주재했고, 금융계에서 경력을 쌓은 뒤 사모투자회사 해거티 피터슨을 공동 창업했다. 조지 W 부시 정권에서 백악관 정책 고문직을 맡았고 2012년 공화당 대선 후보 밋 롬니의 선거 캠프에서도 일하는 등 공화당 내 인맥도 탄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 언론은 해거티가 트럼프 당선인의 측근인 데다 일본 근무 경험도 있다는 점을 부각하고 있지만 당혹해하는 분위기도 엿보인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해거티가 주일 대사를 희망했고 트럼프가 받아들인 것으로 보인다”며 “논공행상 색채가 짙다”고 지적했다. 또 “외교 수완은 미지수”라며 중국의 해양 영토 팽창이나 북핵 등 동북아 안보 환경이 격변하는 가운데 미일동맹의 산적한 과제를 무난히 처리할 수 있을지에 우려를 나타냈다.
아사히신문은 “트럼프는 선거 기간 중 ‘주일 대사는 매우 중요한 자리다. 우리는 일본과 교섭하지 않으면 안 된다. 미국은 비즈니스 능력이 없는 자들만 쓰고 있다’며 현 캐럴라인 케네디 대사를 비판했다”고 지적하며 일본과의 교섭력을 높이기 위해 무역이나 경제에 강한 해거티를 기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트럼프 당선인이 외국 주재 대사를 지명한 것은 주일 대사가 3번째다. 앞서 트럼프 당선인은 주중 미국대사로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인연이 깊은 테리 브랜스태드 아이오와 주지사를, 주이스라엘 대사로 트럼프 캠프에서 이스라엘 정책 자문을 맡았던 데이비드 프리드먼 변호사를 지명했다.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관방장관은 이날 기자들에게 “아직 발표되지 않은 인사에 대해 일본 정부가 코멘트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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