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北도발 우려해 “국방 副장관 유임”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1월 1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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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수위, 사드 배치론자 워크에 요청
카터 국방장관 이어 페리 前장관도 “北 ICBM 시험발사땐 격추해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취임 초 북한의 핵실험 또는 장거리 미사일 도발 가능성 등을 우려해 로버트 워크 국방부 부장관(사진)에게 차기 행정부에서도 계속 일해 달라고 요청했다. 북한이 임의의 시간과 장소에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발사하겠다고 밝힌 상황에서 트럼프 당선인이 북핵 상황을 엄중하게 보고 있음을 드러낸 것이다.

 폭스뉴스는 9일(현지 시간) 자사 기자인 제니퍼 그리핀의 트위터를 통해 “트럼프 정권인수위원회는 북한과 (이슬람국가·IS 등) 다른 해외의 적들이 20일 출범하는 트럼프 행정부를 시험할 수도 있다는 이유로 워크 부장관에게 유임을 요청했다”라고 밝혔다. 워싱턴포스트도 “트럼프 인수위가 워크 부장관을 현직에서 3∼6개월 더 일하는 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라고 전했다.

 유임이 확정되면 워크 부장관은 신구 행정부 사이에서 북핵 등 한반도 안보 정책을 조율할 것으로 관측된다. 특히 그는 미 국방부에서 대표적인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한반도 배치론자로 알려져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에도 사드 배치를 계획대로 추진해 나갈 것으로 보인다. 워크 부장관은 2014년 10월 미 외교협회(CFR) 주최 간담회에서 “괌에 배치된 사드 포대의 한국 배치를 조심스럽게 고려하고 있다”라고 말하며 한반도 사드 배치 논의의 물꼬를 트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워싱턴에선 북한이 ICBM을 시험 발사하면 격추해야 한다는 여론이 확산되고 있다. 대북 온건파로 분류되는 윌리엄 페리 전 미 국방장관은 9일 존스홉킨스대 산하 북한 전문 매체 ‘38노스’ 주최로 열린 간담회에서 북한의 ICBM 시험을 어떻게 막을 수 있느냐는 질문에 “가장 분명한 방법은 공해상 격추”라고 밝혔다. 그는 “북한에 미국이 강압적 행동을 할 의사가 있고 그럴 능력이 있다고 믿게 만드는 일은 유용하다”라고도 했다.

 백악관도 북한의 핵미사일 도발 시 응징 의지를 분명히 했다. 조시 어니스트 백악관 대변인은 9일 정례 브리핑에서 북한의 ICBM 발사 위협에 대해 “미국은 상당한 방어 능력을 지니고 있으며 필요하면 사용할 준비가 되어 있다”라고 말했다. 한편 이나다 도모미(稻田朋美) 일본 방위상은 12, 13일 미국령 괌의 앤더슨 공군기지를 방문해 사드 포대를 시찰할 예정이다.

워싱턴=이승헌 특파원 dd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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