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北·中 위협 이유로 ‘방위대강’ 수정 검토…군사력 확대 노리나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1월 24일 15시 4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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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과 중국의 군사적 위협 증가를 이유로 일본 정부가 현행 방위계획대강(방위대강)을 수정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마이니치신문이 24일 전했다.

방위대강은 10년 단위로 마련하는 일본 정부의 안전보장정책의 기본 지침이다. 이에 기초해 5년마다 구체적 정책이나 장비 조달량을 정하는 '중기방위력 정비계획'이 책정된다. 현행 방위대강은 2013년 마련해 2023년까지 적용될 예정이었다. 불과 4년 전 마련한 방위대강을 수정하면서까지 군사대국화 행보에 속도를 내는 것이다.

현행 방위대강은 일본 본토에서 멀리 떨어진 낙도에 대한 외부 공격이나 북한의 탄도미사 일 공격에 빈틈없이 대응하는 '종합기동방위력'을 축으로 하고 있다. 하지만 일본 정부는 북한과 중국의 위협이 이 정도로는 대처하지 못할 정도로 심각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북한은 지난해에만 두 차례 핵실험을 감행했고, 탄도미사일을 20발 이상 발사했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는 이를 '새로운 단계의 위협'이라고 지적한 바 있다. 여기에 센카쿠(尖閣·중국명 댜오위다오) 열도에 대한 중국의 군사적 도발도 위험 수준이라는 것이다.

일본 방위성은 이 같은 인식에 따라 빠른 시일 내에 새로운 탄도미사일 방어(BMD) 시스템 도입을 위한 검토회를 구성하고, 이르면 2년 뒤부터 적용되는 차기 중기방어정비계획(2019~2023년)에 관련 예산을 포함할 계획이다. 또 육해공 자위대를 통합 운용하는 '상설통합사령부'를 신설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이를 실현하려면 방위대강 수정이 필요하므로 차기 중기방어정비계획 책정 과정에서 방위대강 수정도 함께 검토한다는 것이다.

20일 취임한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동아시아 안전보장정책에 대한 불안도 일본의 방위정책 재검토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유력 싱크탱크인 PHP종합연구소 등은 최근 트럼프의 주일미군 방위비 분담금 증액 요구에 대해 "주일미군주둔경비를 늘리느니 방위비를 늘리자"는 제언을 내놓은 바 있다. 집권 자민당의 안보분야 의원들의 모임인 '안전보장조사회'도 워킹그룹을 설치하고 방위력 강화 방안 논의에 들어간다.

다만 일본 정부 내에는 신중론도 제기되고 있다. 10년 단위의 방위대강을 중간에 개정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은 만큼 각의(국무회의) 결정을 통해 가능한 것부터 대응하는 것이 우선이라는 주장이다. 신문은 "앞으로 트럼프 정권의 방위정책의 향배를 지켜본 뒤 개정 여부를 최종 판단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도쿄=서영아 특파원 sy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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