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공군 상장 류야저우 낙마…여배우 연인의 연기 때문?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1월 31일 20시 14분


중국 인민해방군 공군 상장(한국의 대장) 류야저우(劉亞洲) 국방대 정치위원이 올해 초 갑자기 낙마한 것은 오랜 연인 사이인 중국계 할리우드 여배우 바이링(白靈)이 과거 공산당 군대인 홍군(紅軍)을 모욕하는 연기를 했기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중국 개국 '8대 원로'인 리셴녠(李先念) 전 국가주석의 사위였으나 갑자기 올해 초 퇴직 연령을 못 채우고 면직돼 의문을 일으켰다.

31일 미국에 서버를 둔 중화권 매체 보쉰(博迅)에 따르면 류 상장은 지난해 관영 중앙(CC)TV 군사 채널에서 제작하는 대장정 승리 80주년 기념 특집 프로그램인 '세계를 뒤흔든 장정'을 제작하면서 할리우드에서 활동하는 바이링을 주연에 발탁했다.

문제는 지난해 9, 10월 방영된 이 프로그램에서 바이링은 장정길을 따라가는 장면에서 인민해방군 군복을 입고 교태를 부리는 모습을 연기해 누리꾼들의 비난을 받게 됐다. 이 내용을 보고 받은 시진핑(習近平) 주석이 격노하고 철저한 조사를 지시했으며 조사 결과 바이링을 불러 온 것이 총연출을 맡은 류 상장인 사실이 줄줄이 드러났다는 것. 관영 환추(環球)시보는 당시 소셜미디어 계정에 "인민해방군을 모욕한 에로 배우"라고 비난했다.

바이링은 쓰촨(四川) 성 청두(成都) 군사지역 가무단 무용수 출신으로 1990년 미국으로 건너가 여러 편의 성인 영화에 출연했다. 특히 2011년 한 TV 프로그램에 출연해서 군에서 근무할 때 성폭행을 당해 임신하고 낙태했다고 고백해 중국에서 비난 여론에 시달리기도 했다고 보쉰은 전했다.

보쉰은 한 소식통을 인용해 "류 상장의 보다 심층적인 면직 이유는 정치문제"라며 "류 상장이 '정치공작은 무용지물'이라고 말한 적이 있는데 시 주석이 '매우 어리석은 생각'이라고 비판하는 등 시 주석과 정치적 입장이 다른 점"이라고 덧붙였다.

베이징=구자룡특파원 bonh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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