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東京)대, 게이오(慶應)대, 와세다(早稻田)대 등 일본 도쿄의 명문대들이 전국에서 다양한 학생을 불러들이기 위해 애쓰고 있다.
도쿄신문 2일 보도에 따르면 도쿄로 진학하는 지방출신자가 갈수록 줄고 이과계를 지망하는 여학생 비율도 낮은 현실에 대학들은 위기감을 갖고 있다. 이대로 두면 교육현장의 획일화가 진행돼 폭넓은 사고의 원점인 다양성을 잃게 된다는 것.
와세다대는 2017년도부터 '지역에 공헌하는 인재육성'을 내세운 지역연계형 입시제도를 문학부, 상(경영)학부 등 5개 학부에 도입할 예정이다. 지원자에게는 자신이 사는 지역의 과제해결을 위해 대학에서 공부하고 싶은 것을 리포트로 제출하게 한다. 와세다대는 과거 전국의 인재가 모여드는 학교로 유명했으나 최근에는 신입생의 70%를 수도권 출신 학생이 차지하고 있다.
또 학비와 생활비 부담에 도쿄 진학을 포기하는 지방 젊은이들을 지원하기 위해 2009년부터 수도권 이외 수험생을 대상으로 한 장학금을 도입, 연간 약 40만 엔(407만 원)을 지원해왔다. 2017년도부터는 이를 반기분 수업료(약 50만~70만 엔)를 면제해주는 제도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게이오대도 2012년부터 수도권 이외 지방을 블록으로 나눠 지역별로 균등배분하는 장학금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1995년 입시에서 43.8%를 점했던 이 대학 지방출신 합격자 비율은 2015년에는 28.9%로 줄어들어 있다.
여학생을 늘리기 위해 주거확보를 중시하는 대학도 있다. 도쿄공업대는 2년 전 너무 낡아 폐쇄했던 여자기숙사를 재건축해 올 4월 오픈한다. 기숙사는 캠퍼스까지 걸어서 15분 거리. 현재 이 학교의 여학생은 12%에 불과하고 이중 90% 가까이가 수도권에서 통학하고 있다. 홍보담당자는 "해외로부터 오는 유학생중 여학생 비율이 늘고 있다"며 "유학생을 포함, 안심하고 공부할 수 있는 환경을 정비해 여학생을 늘리고 싶다"고 말한다.
여학생 비율이 19%로 역시 낮은 도쿄대는 올 봄부터 지방출신 여학생에게 매달 3만 엔씩 월세를 보조해주는 제도를 도입한다. 또 안전을 중시한 주거 100실을 준비해 최장 2년간 지급한다는 계획이다. 이런 계획을 공표하자 "남학생과 비교해 불공평하다"는 비판이 적지 않았으나 대학 측은 "학생의 다양성을 확대하기 위해 필요한 제도"라고 설명하고 있다.
이 같은 노력의 배경에는 최근 도쿄 명문대 신입생들이 수도권의 명문 중고일관 사립고 출신들로 채워져 획일화되고 있다는 문제가 있다. 각 대학에는 "사고방식이나 배경이 비슷한 학생들만으로는 교육의 폭을 키울 수 없다"는 위기감이 있다는 것.
도쿄대 대학종합교육연구센터 고바야시 마사유키(小林雅之·교육사회학) 교수는 "대학의 존재의의는 서로 다른 생각이나 문화에 접해 컬쳐 쇼크를 일으키는 것이다. 다른 배경의 학생들끼리 서로 이해하는 것 자체가 교육효과가 있다"고 지적한다.
고교를 갓 졸업한 18~19세가 한꺼번에 대학입시를 치러 입학하는 관행도 다양성이란 면에서 좋지 않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신문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2009년 조사에서 대학 신입생중 25세 이상의 된 비율이 가맹국 평균은 약 20%였으나 일본은 2%에 불과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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