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이란, 감사는커녕 대담해져” 군사대응 경고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2월 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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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린, 탄도미사일 시험발사 비난… 긴급브리핑서 “공개 경고 보낸다”
틸러슨 “美이익 지키는 외교” 강조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최근 탄도미사일 시험 발사에 나선 이란에 군사적 조치 가능성을 포함한 초강경 경고 메시지를 보냈다.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 발사를 예고한 북한이 도발할 경우에도 이와 유사하거나 더 강도 높은 대북 조치를 내놓을 수 있다는 것으로도 해석돼 주목된다.

 트럼프 행정부의 외교안보 컨트롤타워인 마이클 플린 국가안보보좌관(사진)은 1일 워싱턴 백악관에서 긴급 브리핑을 갖고 “미국은 오늘 공식적으로 이란에 (경고 메시지를) 통보한다(on notice)”고 말했다. 그는 이란이 지난달 29일 탄도미사일을 발사한 것에 대해 “유엔 안보리 결의 2231호는 탄도미사일 기술을 이용한 발사는 물론이고 핵탄두 운반 능력이 있는 어떤 탄도미사일의 발사도 금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이란은 (핵)협정을 체결해 준 미국에 감사하는 대신 오히려 대담해지고 있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플린 보좌관에 이어 트럼프 대통령도 2일 트위터를 통해 “이란은 탄도미사일 발사와 관련해 공식적으로 (경고 메시지를) 통보받았다”며 경고했다. 그는 “이란은 다 죽어가는 상황이었고, 미국이 이란 협상의 형식으로 1500억 달러(약 171조 원)라는 생명줄을 주기 전까지 붕괴 위기에 있었다”며 “(이란은) 미국과 맺은 끔찍한 협상(핵 합의)에 감사했어야 했다”고 지적했다.

 백악관은 미-이란 핵협상과 같은 유화책 대신 도발하면 응징하겠다는 뜻도 분명하게 밝혔다. 백악관 고위 관계자는 “이란의 도발에 대해 군사적 대응을 포함한 모든 조치를 논의에서 배제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전 정부 같으면 국무부 고위 관계자가 밝혔을 내용을 (군 출신인) 플린 보좌관이 직접 밝힌 것은 (이란의 도발을) 얼마나 심각하게 보고 있는지를 반영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북한이 추가 도발을 할 경우 외교 채널이 아니라 강경파 플린이 이끄는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가 직접 나설 수 있다는 것이다.

 트럼프 행정부의 경고에 대해 호세인 데칸 이란 국방장관은 2일 언론 인터뷰에서 “이란은 핵 합의안이나 유엔 안보리 결의 2231호를 위반하지 않았고 이란의 미사일 시험 발사는 성공했다”고 반박했다.

 한편 트럼프 행정부의 외교 정책을 이끌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이 이날 상원 인준을 거쳐 취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틸러슨 장관의 취임 선서장에 참석해 “무엇보다 우리 이익을 지킨다는 관점에서 새로운 해법을 모색해야 한다”며 ‘미국 우선주의’ 외교 정책을 밀어붙일 것임을 재확인했다. 틸러슨 장관은 지난달 상원 인준 청문회에서 북한을 이란 등과 함께 미국의 적으로 규정했다. 중국에 대해 “대북제재에 나서겠다는 말뿐인 빈 약속을 더 이상 용납할 수 없다”고 말하는 등 강력한 대북 정책을 예고한 바 있다.

워싱턴=이승헌 특파원 ddr@donga.com / 이세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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