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취임 이후 국제 정세에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지만 현명하게 잘 대처하면 북한 문제 해결과 한미동맹 강화 등에서 기회를 찾을 수 있다고 봅니다.”
외교부 내에서 대표적인 북한 및 한미동맹 전문가로 꼽히는 조현동 외교부 공공외교대사(57·사진)는 7일 “트럼프 행정부가 어떠해야 한다는 ‘당위론’이 아니라 그들은 어떠하다는 ‘현실론’에서 대응해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지난달 22~25일 미국을 방문해 백악관과 국무부, 워싱턴 싱크탱크 관계자들을 만나고 돌아온 그는 이날 동아미디어센터에서 본보 기자들과 만났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기존 질서 흔들기를 하고 있지만 미 행정부 교체 땐 언제나 ‘전환 비용’이 있었다”며 “워싱턴 현지에서 좋은 평가를 받고 있는 제임스 매티스 국방장관과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과의 초기 접촉 결과는 한미동맹과 비용 분담, 대북 정책 등 모든 수준에서 큰 문제가 없다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트럼프 외교 정책의 ‘키 플레이어’인 스티브 배넌 백악관 수석전략가, 마이클 플린 국가안보보좌관은 다소 급진적이지만 매티스와 틸러슨 장관이 충분히 조화와 균형을 이룰 것이란 전망이 있다. 여기에 마이크 펜스 부통령, 라인스 프리버스 비서실장, 사위인 재러드 쿠슈너 백악관 선임고문이 중간에서 균형추 역할을 할 것으로 조 대사는 내다봤다.
특히 북핵 문제와 관련해 “김정은이 가장 두려워하는 선제 타격 등의 가능성을 의도적으로 배제하지 않은 채 대북 강압 외교에 나서 북한의 태도를 바꾸는 것이 한국엔 가장 좋은 시나리오가 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부동산 재벌 출신인 트럼프는 헤리티지재단 같은 보수적인 워싱턴 싱크탱크보다는 사업을 하면서 사용해 익숙한 골드만삭스의 분석 리포트를 정책 결정에 더 참고할 것이라며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 게리 콘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 등 골드만삭스 출신 인사들을 눈여겨볼 것을 주문했다.
“트럼프가 취임 후에는 주류에서 많이 벗어난 공약들을 수정할 것이라고 봤지만, 예상이 빗나가 공화당도 당황하고 있습니다. 트럼프는 지지자들에게 ‘약속한 것은 이행한다’는 분명한 메시지를 주려는 듯합니다.”
그는 방미 당시의 현지 분위기를 이같이 전하며 트럼프가 40% 안팎의 ‘콘크리트 지지층’을 믿고 당분간 ‘마이웨이’를 지속할 것으로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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