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 정상회담 위해 9일 출국… 에어포스원 타고 플로리다 이동
트럼프와 5차례 식사 함께 할듯
“당시 공이 홀에서 벗어나 분해했던 아이젠하워 대통령의 모습을 보고 두 사람의 거리가 급속히 좁혀졌다고 들었다. 일을 떠난 상태에서 더욱 강한 신뢰관계를 구축하고 싶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을 위해 9일 오후 미국 방문길에 오른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는 하네다 공항에서 비행기를 타기 전 기자들에게 이렇게 말했다. 1957년 자신의 외조부인 기시 노부스케(岸信介) 당시 총리가 드와이트 아이젠하워 미국 대통령과 함께 골프를 쳤던 이야기를 상기하며 자신도 트럼프 대통령과의 골프 회동을 통해 양국의 관계를 더욱 돈독히 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것이다.
아베 총리는 10일 오후 트럼프 대통령과 워싱턴에서 정상회담을 한 뒤 미국 대통령 전용기 ‘에어포스 원’을 함께 타고 플로리다 주 팜비치에 있는 트럼프 대통령 소유의 호화 리조트 ‘마라라고’로 이동한다. 골프 회동은 다음 날로 예정돼 있다. 일본 내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의 반(反)이민 정책으로 국제사회의 비난이 거센 상황에서 “지나친 양국 밀월은 외교적으로 악영향이 생긴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는 상황이다.
하지만 아베 총리는 기자들에게 “이번 정상회담을 미일동맹을 더욱 공고하고 강인한 것으로 한다는 메시지가 되게 하고 싶다”고 말했다고 NHK가 보도했다. 미일 경제관계에 대해선 “지금까지도, 앞으로도 윈윈 관계로 발전할 것”이라며 “자유롭고 공정한 규칙을 바탕으로 경제관계를 더욱 발전시켜 갈 것임을 확인할 것”이라고 밝혔다.
워싱턴 정상회담에서 두 정상은 미일동맹 강화 방안, 북한 및 중국에 대한 공동 대응, 경제·통상 문제 등에 대해 폭넓게 의견을 교환할 예정이다. 아베 총리는 특히 미국의 대일 무역적자의 한 요인으로 미국 측이 비판하는 일본의 금융완화정책에 대해 “디플레이션에서 벗어나기 위한 것이지 엔저(엔화 약세)를 유도하기 위한 것이 아니다”고 강조할 것으로 알려졌다. 아베 총리는 또 트럼프 대통령에게 미국 내 대규모 인프라 투자와 이를 통해 70만 명의 고용을 창출할 ‘미일 성장 고용 이니셔티브’를 제안할 방침이다. 아소 다로(麻生太郞) 부총리 겸 재무상,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외상이 함께 동행한다.
워싱턴에서 무박(無泊)을 하는 아베 총리와 부인 아키에(昭惠·55) 여사는 플로리다에서 트럼프 부부와 만찬을 한다. 마라라고에서 하루 더 묵은 뒤 12일 귀국길에 오를 계획이다. 이 과정에서 두 정상은 모두 5차례 식사를 함께 할 것으로 보인다. 일본 정부 관계자는 “트럼프 대통령이 아베 총리에게 파격 대우를 하는 것은 그가 일본을 중시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