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프랑스에선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을 수입해 오자는 온라인청원운동(obama2017.fr)이 한창이다. 대선 출마 후보들이 마음에 들지 않자 오바마를 후보로 내세우자는 것이다. 지난해 브렉시트(Brexit·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결정 직후 영국에서도 온라인 공간에서 오바마를 차기 총리로 추대하자는 얘기가 나돌았다.
▷퇴임한 미국 대통령 중 살아있는 사람은 5명. 조지 W 부시는 이라크전쟁과 금융위기 책임을 안고 최악의 지지율로 고향에 돌아가 ‘결정의 순간들(Decision Points)’이라는 자서전을 쓰고 부시기념관을 개관했다. 아버지 부시도 퇴임 후 도서관을 짓고 강연 활동을 했다. 지미 카터는 세계를 돌며 무주택자에게 공짜로 집을 지어주는 ‘해비탯’ 봉사 활동을 했고 미국 전직 대통령으로선 처음으로 북한을 방문해 김일성을 만났다. 정치무대로 복귀했다고 할 만한 대통령은 아내 힐러리를 외조(外助)한 빌 클린턴 정도다.
▷오바마는 55세로 퇴임 대통령치곤 너무 젊다. 오바마 부부의 자서전 판권이 6500만 달러(약 735억 원)에 팔린다니 돈 걱정도 없다. 1월 20일 퇴임 때 지지율이 50%대 중반이나 돼 새로 취임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보다 높았다. 트럼프 취임과 함께 백악관을 떠났던 그가 퇴임 한 달 열흘 만에 정계 복귀를 저울질하고 있다는 소식이다. 오바마 친구이기도 한 에릭 홀더 전 법무장관이 의장으로 있는 전국민주선거구개편위원회(NDRC)를 돕기 위해 기금을 모금하고 민주당 소속 주 의원들과 어떻게 협력할지를 논의했다고 한다. 홀더는 “그가 온다(He‘s coming)”며 오바마가 시작할 준비가 돼 있다고 전했다.
▷오바마로선 ‘오바마케어’ 이민정책 등 8년 동안 쌓아올린 자신의 ‘유산’을 트럼프가 하루아침에 일소하려는 것을 좌시할 수 없다고 여겼을 법하다. 정계 복귀가 본격화되면 트럼프 백악관과 충돌이 불가피할 수도 있다. 전직 대통령이 현직을 욕하지 않는 것이 미국의 오랜 정치적 전통이다. 오바마가 이 전통을 지킬지, 새로운 관계를 만들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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