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한 지방자치단체가 산을 오르다 길을 잃어 헬기로 구조된 등산객에게 5만 엔(약 51만 원)의 수수료를 물리기로 해 논란이 되고 있다. 무모한 등산을 막겠다는 취지이지만 반론도 만만치 않다. 헬기 구조 유료화 시도는 일본에서 처음이다.
6일 일본 언론에 따르면 수도권의 사이타마(埼玉) 현 의회의 자민당 의원단은 헬기로 구조된 등산객에게 수수료를 부과하는 조례 개정안을 2일 제출했다. 이 개정안은 27일 현 의회를 통과하면 내년 1월 시행될 예정이다.
의원단의 다무라 다쿠미(田村琢實) 정조회장은 “위험을 감수하는 산악구조에 필요한 비용은 조난자가 일정액을 부담하는 것이 공평하다”며 “등산객의 주의를 환기하고, 무모한 등산을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 의회는 2010년 7월 지치부(秩父) 시에서 구조에 나선 헬기가 추락해 5명이 사망한 이후 헬기 유료화를 논의해 왔다. 이번 개정안에서 수수료 액수는 현 지사가 정하게 했지만, 의원단은 헬기 연료비에 해당하는 5만 엔 정도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이를 두고 구급차와 소방차는 무료인데 구조헬기만 유료화하는 것이 형평성에 맞느냐는 지적이 나온다. 사이타마를 찾는 관광객이 줄어들 가능성도 있다, 돈이 없어 구조를 요청하지 못하는 경우가 생길 수 있다는 등 비판도 가열되고 있다. 유상으로 승객을 나르는 것이 항공법에 저촉된다는 견해도 있다.
한편 일본에선 최근 등산 인구가 늘면서 조난 사고가 급증하고 있다. 일본 소방청에 따르면 전국에서 방재 헬리콥터가 산악 구조를 위해 출동한 횟수는 2015년 1345건으로 2011년(921건)의 1.5배로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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