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파리의 오를리 공항에서 급진 이슬람주의자가 공항을 순찰 중이던 여군의 소총을 탈취해 테러를 감행하려다 다른 군인에게 사살됐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범인 지예드 벤 벨가셈(39)은 18일 오전 8시 반경 오를리 공항 남부터미널에서 순찰 중이던 한 여군의 머리에 공기총을 겨누고 “무기를 내려놓아라. 나는 알라를 위하여 죽으려고 이곳에 왔다”고 외쳤다. 벨가셈은 여군을 방패 삼아 끌고 다니다가 여군의 자동소총을 뺏으려다 육탄전이 벌어졌고, 그 사이 다른 군인 2명이 쏜 총에 맞아 그 자리에서 숨졌다.
수사 당국은 벨가셈이 자생적 테러리스트인 ‘외로운 늑대’일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검찰은 그가 마약 거래 혐의로 수감된 2011, 2012년 이슬람 급진주의에 빠진 것으로 보인다며 당국의 감시 목록에 올라 있었다고 밝혔다. 몸에서 이슬람 경전인 꾸란이 발견됐고, 집에서도 이슬람에 심취한 증거들이 나왔다. 2015년 11월 파리 연쇄 테러 당시 자택 수색을 받은 적도 있다.
벨가셈은 범행 전인 이날 오전 6시 50분경 파리 북부 자신의 집 부근에서 과속 운전으로 검문에 걸리자 공기총을 발사하고 도주하기도 했다. 벨가셈은 이어 오를리 공항으로 향하는 도중 아버지에게 전화해 “용서해주세요. 내가 모든 걸 망쳤어요”라고 말했다. 아버지는 “테러 때문이 아니라 술과 대마초 때문에 일어난 것”이라고 주장했다. 테러 발생 후 3000여 명의 공항객은 긴급 대피했고, 추가 폭발물 설치를 우려해 공항을 폐쇄했다. 이날 오후부터 항공기 운항은 재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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