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자유무역 전도사’ 역할을 자처하고 나선 아베 신조(安倍晋三·사진) 일본 총리가 유럽 4개국 순방을 마치고 귀국길에 올랐다. 아베는 21일(현지 시간) 이탈리아 로마 총리관저에서 파올로 젠틸로니 총리와 정상회담을 마친 뒤 공동기자회견에서 “올해 5월 이탈리아에서 열리는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서 ‘보호무역주의에 반대한다’는 분명한 메시지를 내놓기로 했다”고 밝혔다.
아베는 “세계적으로 보호무역주의가 강해지면서 자유롭고 개방된 룰에 근거한 국제질서의 견인차로서 G7의 중요성이 점점 더 커지고 있다”며 올해 G7 정상회의의 성공적 개최를 위해 의장국인 이탈리아를 적극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아베는 이에 앞서 19일부터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 도날트 투스크 유럽연합(EU) 정상회의 상임의장 및 장클로드 융커 EU 집행위원장과 잇달아 정상회담을 하고 자유무역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행보를 보여 왔다. 이들 국가는 모두 G7 참가국이며 EU 집행부도 G7 정상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아베 총리는 이탈리아 방문에 앞서 벨기에 브뤼셀의 EU 본부에서 투스크 의장 및 융커 위원장과 회담한 뒤 일본과 EU 간 경제동반자협정(EPA) 협상의 조기 타결을 위해 노력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일본 정부는 미국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취임과 함께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에서 탈퇴하자 이에 대한 대안으로 EU와의 EPA 체결에 공을 들이고 있다.
5월 말 열리는 G7 정상회의에는 트럼프 대통령이 처음 참석할 예정이다. 미국 정부가 보호무역 기조를 강화하고 있는 데 반해 나머지 국가들은 자유무역 입장을 견지하는 상황이어서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아베의 유럽 순방은 G7 정상회의를 위한 조율 순방처럼 보이기까지 했다. 다만 아베는 각 정상과의 기자회견 등에서 자유무역을 강조할 때도 늘 “미국과 함께”라는 구절을 넣어 보호무역으로 돌아서려는 트럼프 정권을 감싸는 동시에 견제하는 자세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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