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니파 무장조직 이슬람국가(IS)는 23일 “이슬람 제국의 전사(soldier of the caliphate)가 웨스트민스터를 공격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지난해 7월 84명의 목숨을 앗아간 프랑스 니스와 12월 발생한 독일 베를린 테러처럼 차량을 이용한 테러 방식 역시 IS의 소행임을 말해 주고 있다. 32명이 숨진 벨기에 브뤼셀 연쇄 폭탄 테러 이후 꼭 1년 만에 영국 런던 한복판에서도 일어나면서 온 유럽이 다시 충격과 공포에 휩싸였다.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는 22일 이번 테러를 ‘아주 병적이고 타락한 공격’으로 규정하면서 “이번 공격은 자유민주주의의 가치를 축복하는 영국 수도의 심장을 겨냥했다. 그러나 (영국은) 결코 증오와 악의 공격에 지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영국 경찰은 이날 수도 런던의 웨스트민스터 궁전 일대에서 발생한 차량 질주 테러로 범인 1명을 포함해 4명이 숨지고 40여 명이 다쳤다고 밝혔다. 부상자 중에는 런던 관광 중 웨스트민스터 다리에서 궁전과 대형 시계탑 빅벤을 바라보던 한국인 관광객 5명이 포함됐다.
테러는 이날 오후 2시 40분경(현지 시간) 런던의 대표 관광지인 국회의사당 바로 앞 웨스트민스터 다리에서 시작됐다. 40대 남성으로 추정되는 용의자가 현대자동차 i40 차량을 몰고 다리 인도를 내달리며 북적이던 사람들을 연달아 들이받았다.
용의자는 다리를 건너 의사당의 빅벤 밑 난간을 차량으로 들이받고는 흉기 두 자루를 양손에 쥐고 내렸다. 이어 웨스트민스터 궁전 앞을 지키고 있던 경찰을 향해 내달렸다. 비무장 상태였던 경찰관 키스 파머(48)는 용의자에게 수차례 찔려 사망했다. 용의자는 국방장관의 경호원이 쏜 총에 맞아 현장에서 숨졌다. 런던칼리지 교사 아샤 프레이드와 신원이 알려지지 않은 50대 남성도 사망했다. 현장에서 차량에 치인 7명은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위중한 상태라고 BBC는 전했다.
테러 당시 한국인 단체 관광객 23명이 다리 인도에 모여 빅벤을 바라보고 있었다. 갑작스러운 차량 돌진에 놀라 대피하는 과정에서 박모 씨(67·여)가 넘어져 중상을 입었고 4명이 다쳤다. 프랑스 학생과 영국 대학생, 루마니아 관광객 등도 부상했다. 영국 경찰은 23일 수사로 확보한 주소 6곳을 찾아 급습해 이번 테러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의심되는 8명을 체포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