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제2의 도시인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3일 오후 발생한 지하철역 테러 사건은 ‘철권통치’를 휘두르고 있는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리더십을 흔들고 반대 목소리를 내기 위한 목적이 큰 것으로 보인다.
가장 유력한 배후로는 체첸 반군 등 북캅카스 지역의 이슬람 테러조직과 이슬람국가(IS)가 꼽힌다. 체첸 반군은 최근에는 다소 잠잠했지만 2000년대 초부터 러시아에서의 독립을 주장하며 크고 작은 테러를 일으켰다. 남편이나 남자 형제를 러시아군에 잃은 여성들로 구성된 ‘검은 과부단’은 2002년 모스크바 극장 인질 사건과 2010년 모스크바 지하철 테러로 전 세계를 경악하게 했다.
IS도 기회 있을 때마다 러시아에 ‘보복하겠다’고 강조해 왔다. 러시아는 중동 지역에서 영향력을 확대하고, 바샤르 알 아사드 시리아 대통령을 지원하기 위해 시리아와 이라크의 IS 거점에 대해 대규모 공격을 감행했다. 정밀 폭격을 지향하는 미국과 프랑스 등과 달리 러시아는 IS 거점 지역에 대한 대규모 무차별 폭격을 감행해 인명 피해가 컸다.
시리아 정부군과 맞서는 시리아 반군과 2014년 2월 크림 반도 병합으로 러시아와 갈등 중인 우크라이나 배후설도 제기된다. 엄구호 한양대 국제학대학원장(러시아학)은 “이들은 러시아를 상대로 조직화된 테러를 시도한 적이 없고, 일으킬 여력도 부족하다”며 가능성을 낮게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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