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女神 이방카’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4월 7일 03시 00분


中 젊은 여성들의 숭배 대상으로… “이방카라면…” 따라하기 열풍
조언 듣는 모바일 서비스도 등장

중국 베이징에 사는 청쿵(長江)경영대학원생 왕거 씨(26·여)는 도널드 트럼프의 맏딸 이방카(사진) 숭배자다. 이방카처럼 일의 생산성을 높이고 30분간 책 읽을 시간을 얻기 위해 매일 오전 6시에 일어난다. ‘이방카라면 어떻게 할까’를 생각해 하루 계획을 짠다. 영어권에서 어려운 선택에 직면할 때 흔히 쓰는 표현인 ‘예수라면 어떻게 할까’를 변형한 말이다.

왕 씨는 “주변에 지친 친구가 있으면 이방카의 조언이 담긴 책을 읽어준다”며 “예쁜 데다 자신만의 커리어를 가졌다. 또 열심히 일하고 아름다운 가족까지 있다”고 찬양했다.

무역과 대북정책에서 중국을 몰아세우는 트럼프 대통령은 인기가 없지만 이방카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여신’으로 불리며 젊은 중국 여성들의 롤모델로 숭배받고 있다고 미국 뉴욕타임스(NYT)가 5일 보도했다. 많은 중국인들이 아버지 트럼프가 아닌 이방카가 두뇌를 가진 진짜 미국 대통령이라고 생각하고 있다는 것이다.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이방카의 조언을 듣는 서비스가 등장하는가 하면 이방카의 중국식 표기 ‘이완카’를 사용한 신발, 스파, 성형, 도자기 상품들도 인기를 끌고 있다.

미국에서 과도한 국정 개입으로 논쟁을 일으키고 있는 이방카가 중국에서 큰 사랑을 받는 이유가 뭘까. NYT는 “물질적 부와 성공이 동일시되는 중국 사회에서 이방카의 호화로운 생활과 사업 감각이 젊은 전문직 종사자들에게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고 분석했다.

중국 전문가들은 이방카가 중국을 직설적으로 공격하는 아버지 트럼프의 불같은 이미지를 완화시킨다는 분석도 내놓고 있다. 하지만 물질적 성공과 처세에만 관심을 쏟는 경향이 강한 20, 30대 중국 젊은이들의 비틀린 욕망이 이방카에게 투영됐다는 비판적인 견해도 적지 않다.

윤완준 기자 zeitung@donga.com
#이방카#중국#여신#우상#트럼프#미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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