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펀드회사 대표 지나 밀러, 의회승인 절차 이끌어내 스타로
이번엔 ‘영국위한 최선’ 단체 결성… “하드 브렉시트 반대 후보 지원”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가 17일 던진 ‘조기 총선 승부수’는 선거 전략 측면에서는 매우 훌륭한 선택이라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모두가 보수당 압승을 예상하고 있다. 이렇게 탄탄대로를 달리는 여성 총리를 향해 용기 있게 도전장을 내민 여성 민간인이 있다. 평범한 민간 펀드회사 대표 지나 밀러다.
지난해 6월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국민투표 가결 이후 “의회의 승인 절차 없이는 브렉시트를 추진할 수 없다”며 영국 정부를 상대로 소송을 걸어 올해 1월 대법원 판결에서 승소해 일약 스타가 됐다. 메이 정부는 이 때문에 3월 의회 승인 절차를 거쳐야 했고 그 과정에서 백서도 내야 했다.
밀러는 더 큰 도전을 준비하고 있다. 메이 총리의 조기 총선 발표 이후 즉각 ‘영국을 위한 최선(Best For Britain)’이란 단체를 결성했다. 브렉시트를 후회하고 있는 ‘리그렉시트’(후회를 뜻하는 ‘regret’과 탈퇴의 ‘exit’를 합친 조어) 진영의 선봉에 서서 2차 브렉시트 선거 캠페인을 시작한 것이다.
그의 목표는 영국 국경을 지키기 위해 EU와의 단일 시장을 포기하자고 주장하는 ‘하드 브렉시트’에 반대하는 후보들을 지원하는 것이다. 그는 “후보자들이 다음 정부에 백지수표를 주는 것이 아니라 브렉시트 마지막 협상 내용에 대해 투표를 할 것인지를 확인할 것”이라며 “6월 총선 이후 꾸려지는 브렉시트 협상팀이 제대로 협상을 못 할 경우 이들이 반대표를 던지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밀러는 “지난해 6월 브렉시트 국민투표 결과가 정부에 ‘어떤 비용을 치러서라도 브렉시트를 하라’는 권한까지 주지는 않았다. 정부에 무제한적인 협상 권한을 주는 것은 민주적이지 않다”고 비판했다. 메이 정부는 최종 협상 결과에 대해 의회가 브렉시트 거부권을 가지게 하는 건 EU 협상가들이 고의적으로 비우호적인 협상을 하도록 유도하는 것이라며 부정적인 뜻을 밝히고 있다.
밀러는 “조기 총선까지 시간이 너무 부족해 정당을 꾸릴 시간은 없다”며 “전략적이고 실용적으로 우리 뜻을 전할 후보를 밀겠다. 어느 당 후보든 상관없다”고 말했다. 이어 “브렉시트 투표에서 잔류파에 많은 표를 던진 젊은층을 움직일 생각이고 이들에게 후보를 지원하게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그녀가 캠페인 펀딩을 위해 개설한 사이트에는 하루 만에 4200여 명이 참여해 약 11만9000파운드(약 1억7370만 원)가 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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