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대 한류 열풍 K팝 붐 타고 한국관련 상품 불티
2012년 MB 독도방문 삼계탕 매출 90% 이하로 떨어져
도쿄의 대표적인 코리아타운 신오쿠보. 한국에는 2001년 1월 26일 JR 신오쿠보 역에서 당시 유학생이던 이수현 씨가 철로에 떨어진 사람을 구하려다 함께 희생된 사고로 가장 많이 알려진 지명이다. 2000년대 한류 열풍을 타고 각광을 받았고 2010년대에는 K팝 붐으로 한류의 성지로 떠올랐다. 그 사이 한국 ‘뉴커머’들이 모여들면서 야키니쿠, 곱창구이, 감자탕, 한국가정요리 등의 요식업뿐 아니라 슈퍼마켓, 화장품 매장 등이 번성했다.
이런 기류가 확 바뀐 계기는 2012년 8월 이명박 당시 대통령의 독도 방문을 전후한 한일관계 악화였다. 정재욱 신주쿠한인상인연합회 사무국장은 “신오쿠보의 상인들은 지금도 그때를 악몽처럼 기억한다”고 말했다.
“당시 신오쿠보에서 하루 1000개씩 팔려 나가던 냉동 삼계탕은 불과 몇 달 만에 매출이 10분의 1로 줄었습니다. 거리에는 손님들 발길이 확 끊겼고 혐한 시위까지 번져 나갔죠.”
한인 상권은 2013년 628곳에서 2017년 384곳으로 줄어들었다. 이 중 음식점은 284곳에서 185곳으로 줄었다. 한국인들이 떠난 빈자리에는 네팔, 베트남, 중국, 대만 등의 가게가 들어섰다.
한일관계의 부침에 따라 거리의 경기가 출렁이다 보니 신오쿠보는 언제부턴가 한일관계를 보여주는 바로미터 같은 역할도 했다.
“가령 부산 소녀상 문제로 주한 일본대사가 일시 귀국 조치됐을 때, 일본 TV들이 맨 처음 취재하러 온 곳도 신오쿠보입니다. 한인 상인들에게 “힘들다”는 말을 시키고 썰렁해진 가게 광경을 보여줍니다. ‘한일관계가 어려우면 이들이 힘들어진다’는 것을 전달하고 싶은 거겠죠.”(정재욱 사무국장)
그런데 올해는 사정이 달라진 것이다. 신오쿠보 상인들이 이번 치즈닭갈비 붐에 주목하는 이유다. ‘치즈닭갈비’ 열풍의 온기가 확산되면서 거리 전체가 기지개를 켜는 양상이다.
물론 여기까지 오는 데는 상인들의 노력도 한몫했다. 신주쿠한인상인연합회는 2015년부터 재외동포재단의 지원을 받아 운행해 온 무료 셔틀버스를 한 대 더 마련해 활성화하는 방안을 마련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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