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전 양위 의사를 밝힌 아키히토(明仁) 일왕의 퇴위를 실현하기 위한 일본 정부의 움직임이 속도를 내고 있다. 일본 정부가 설치한 ‘일왕 공무 부담 경감 등에 관한 전문가회의’는 21일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에게 그동안의 논의 내용을 담은 최종 보고서를 제출했다. 이에 따르면 일왕이 퇴위하고 나루히토(德仁) 왕세자가 즉위하는 시점은 2018년 12월과 2019년 4월 1일 가운데 하나가 될 것으로 보인다.
또 퇴위한 일왕은 상왕(上皇·조코)으로, 왕비는 상왕비(上皇后·조코고)로 명칭을 정했다. 나루히토 왕세자가 즉위하면서 왕위 계승 1순위가 되는 아키시노노미야(秋篠宮) 왕자에 대해서는 왕세자(皇太子·고타이시)라는 호칭을 사용하지 않고 왕사(皇嗣·고시)라 부르기로 했다.
일본 정부는 이달 안에 퇴위 특례법안 골자를 여야당에 제시하고 다음 달 19일까지는 각의결정을 통해 국회에 제출할 방침이다. 일본 정부는 ‘국민의 총의(전체 민의)’로 아키히토 일왕의 퇴위를 실현한다는 뜻에서 이르면 다음 달 말까지 국회에서 만장일치 아니면 압도적 다수로 법안을 가결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퇴위 시점과 관련해서는 2019년 4월 1일에 새 일왕 취임과 동시에 새 연호(元號·왕위 취임 해를 기준으로 한 연도)를 사용하는 방안과, 2018년 12월에 취임하고 새 연호는 2019년 1월 1일부터 사용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보고서는 이밖에 일왕 퇴위에 의한 ‘상징이나 권위의 이중화’를 피하기 위해 상왕은 모든 공직행위를 새 일왕에게 물려주는 것이 적절하다고 명기했고, 왕족 감소에 대한 대책을 세울 것도 요구했다. 상왕이 사망할 경우 일왕과 똑같이 장례의 예를 갖추고 묘소도 ‘능’으로 한다는 내용도 담겼다. 왕위 계승과 함께 새 일왕에게 전해질 ‘3종 신기’는 증여에 해당하나 비과세로 처리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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