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수입 확대… 4월 32% 늘어, 5년 2개월만에 최대 증가폭
4월 510억달러 수출 역대 2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취임하면서 올 들어 대(對)미국 수입액이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재협상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올 초 정부가 ‘미국산 수입 확대’ 방침을 밝히면서 무역수지 흑자 폭도 눈에 띄게 줄어드는 모양새다.
1일 산업통상자원부가 발표한 4월 수출입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대미 수입액은 43억7000만 달러(약 4조9839억 원)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32.3% 늘었다. 이는 한미 FTA가 발효되기 직전인 2012년 2월(39.6%) 이후 5년 2개월 만에 최대 증가 폭이다. 대미 수입을 부문별로 따져보면 반도체 제조용 장비(62%), 농수산물(39%), 항공기(25%) 등의 수입이 큰 폭으로 늘었다.
대미 수입은 지난해 11월 11.8% 늘어난 이후 6개월 연속 두 자릿수 증가율을 유지하고 있다. 한국 정부는 트럼프가 문제를 제기하는 미국의 대한(對韓) 무역수지 적자(2016년 기준 232억6000만 달러)를 줄이기 위해 올 초 미국산 셰일가스, 석탄, 항공기 등의 수입을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민간의 수출입을 정부가 통제할 수는 없지만 에너지 등에서 되도록 대미 수입을 독려한다는 것이다. 그 결과 올 1∼4월 대미 무역수지 흑자는 60억4000만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91억4000만 달러)보다 33.9% 줄었다.
일각에서는 대미 무역수지 현실을 미국에 보다 전략적으로 알려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반도체 수출 증가가 반도체 장비 수입 확대로 이어지듯 한국의 수출이 늘어나는 게 미국에도 유리하다는 점을 미국에 홍보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안세영 서강대 국제대학원 교수는 “미국산 셰일가스 수입 확대를 포함해 한미 무역불균형 해소를 위한 구체적인 카드를 미국에 제시하고 효과를 적극적으로 어필해야 한다”고 말했다.
미국의 통상 압박이 거세지면서 산업부는 대미 통상대책회의 등을 잇달아 열어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 정부는 15일 미국 워싱턴에서 열리는 주한미국상공회의소(AMCHAM·암참)의 ‘도어노크’(Door Knock·암참 회장단의 연례 워싱턴 방문 행사)와 6월 18일 미 상무부가 개최하는 투자 유치 프로그램 ‘셀렉트 USA’ 등에 참석해 한미 FTA의 호혜적 성과를 지속적으로 홍보할 계획이다.
한편 지난달 한국의 전체 수출액은 510억 달러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24.2% 증가했다. 수출액 기준으로는 2014년 10월(516억 달러) 이후 역대 두 번째다. 한동안 부진했던 선박에서 해양플랜트 2척이 수출되면서 사상 최대 수출액(71억3000만 달러)을 기록했고 반도체, 일반기계 등의 실적도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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