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스트롱맨 대신 ‘피아노맨’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5월 16일 03시 00분


시진핑과의 조찬장에 일찍 나와 피아노 연주 모습 공개

국제회의 참석차 중국 베이징을 방문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14일 국빈관 댜오위타이에서 홀로 피아노를 연주하고 있다. 
푸틴 대통령은 이날 조찬 정상회담 상대인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기다리다 즉흥적으로 피아노 연주를 시작했다. 평소 지각을 자주 
하던 푸틴 대통령은 이날 먼저 도착했다. 공개된 동영상을 보면 푸틴 대통령의 피아노 연주 실력은 수준급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 
사진 출처 중국 웨이보
국제회의 참석차 중국 베이징을 방문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14일 국빈관 댜오위타이에서 홀로 피아노를 연주하고 있다. 푸틴 대통령은 이날 조찬 정상회담 상대인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기다리다 즉흥적으로 피아노 연주를 시작했다. 평소 지각을 자주 하던 푸틴 대통령은 이날 먼저 도착했다. 공개된 동영상을 보면 푸틴 대통령의 피아노 연주 실력은 수준급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 사진 출처 중국 웨이보

평소 약속 장소에 늦는 것으로 유명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14일 오전 중국 베이징(北京) 국빈관 댜오위타이(釣魚臺) 조찬장에 일찍 나타났다. 그러더니 잠깐 기다리는 동안 홀에 있던 그랜드 피아노 앞으로 성큼 다가가 구슬픈 멜로디의 러시아 노래를 연주했다. 푸틴 대통령의 고향인 상트페테르부르크(옛 레닌그라드)를 상징하는 곡으로 1950년대 러시아인들이 많이 부르던 대중가요 ‘저녁의 노래’와 ‘모스크바의 창’ 등 두 곡이다.

14일과 15일 열리는 일대일로(一帶一路·21세기 육상과 해상 실크로드 프로젝트) 국제협력 정상포럼에 참석하기 위해 베이징에 온 푸틴 대통령은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과 조찬을 갖기 직전이었다. 푸틴의 피아노 연주 동영상은 러시아 국영 매체에 즉각 공개됐다. 크렘린 궁도 즉각 기자단에 알렸다. 정황상 즉흥적인 것이 아니라 푸틴의 부드러운 이미지 홍보를 위해 사전에 계획된 것으로 보인다고 미 뉴욕타임스(NYT)가 14일 전했다.

푸틴의 연주 동영상과 사진은 중국판 트위터인 ‘웨이보(微博)’를 통해 퍼지면서 큰 반응을 일으켰다. 중국 누리꾼들은 “전투기 조종부터 피아노 연주까지 전능하다. 외국 지도자지만 존경한다” “문무(文武)를 겸비한 만능맨이다”고 칭찬했다. 또 다른 누리꾼은 “KGB 스파이부터 대통령, 전투기 조종사부터 레슬링 선수. 푸틴은 유머와 따뜻한 마음이 있는 사람”이라고 했고 “아이 낳는 것 말고 못하는 게 없는 것 같다”는 반응도 있었다.

한 누리꾼은 “중국 지도자들은 일대일로 회의 개최밖에 할 줄 아는 게 없느냐”고 비꼬기도 했다. 다른 누리꾼은 “중국도 지도자 중에 외국어와 바이올린, 노래를 잘하는 지도자가 있지 않았느냐”고 반박했다. 외국 방문 중에도 노래를 불렀던 장쩌민(江澤民) 전 주석을 지칭한 것이다. 베이징 시민들은 29개국 정상 등 130여 개 나라 주요 인물이 참가하는 대규모 회의 개최로 베이징의 일부 도로와 지하철역이 폐쇄되는 등 불편을 겪었다.

베이징=구자룡 특파원 bonhong@donga.com
#푸틴#피아노#연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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