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폐막한 ‘일대일로(一帶一路·21세기 육상과 해상 실크로드 프로젝트) 국제협력 정상포럼’은 중국의 높아진 국제 위상을 다시 한 번 확인하는 계기가 됐다는 평가다.
미국 유럽 등 서방의 불참으로 초라한 행사가 될 수도 있다는 예상을 깨고 29개국 정상을 비롯해 130여 개국 1500여 명의 고위 인사가 베이징(北京)에 집결했다. 남북한과 미국 일본도 대표를 보냈다. 아울러 2015년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베이징 정상회의와 지난해 9월 항저우(杭州)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 이어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이 세계무대에서 주인공이 됐다. 올해 11월에 열리는 19차 중국 공산당 전국대표대회(당대회)에서의 시 주석 권력 강화에도 기여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중국은 2019년 2차 대회를 열어 일대일로 포럼을 정례화할 계획도 밝혔다.
하지만 이번 포럼을 통해 일대일로의 한계와 도전이 드러났다는 평가도 잇따랐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16일 “중국이 일대일로를 통해 중동부 유럽과 중앙아시아 등으로 세력을 팽창하는 것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어 이를 해소하는 것이 과제로 등장했다”고 지적했다. 인도가 반발하면서 포럼에 불참한 것은 물론이고 이번 포럼에서 가장 후대를 받은 러시아도 일대일로 팽창이 카자흐스탄 등과 추진하는 ‘유라시아 경제동맹’의 결속력을 약화시킬 것을 우려하고 있다. 시 주석이 15일 폐막 연설에서 “중국은 일대일로 건설을 이유로 근린궁핍화 정책을 펴지는 않겠다”며 “일대일로의 특징은 정치적이거나 배타적이지 않으며 개방에 있다”고 강조한 것도 이 같은 우려를 의식했기 때문이다.
중국 내에서도 일대일로 사업에 200조 원 가까운 막대한 자금을 투입하기로 한 것에 대해 ‘밑 빠진 독에 물 붓기’ ‘돈을 태워 영향력을 사는 것’이라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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