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18일 취임 후 첫 국무회의를 열었다. 전날 내각 및 총선 공천을 완료한 40세 정치 무경험자 대통령의 인선은 공화당 사회당 등 기존 정당을 뒤흔들 정도로 치밀했다. 마크롱 인선의 3대 특징은 국정 운영의 메시지를 명확하게 드러냈다는 평가가 나온다. 17일 나온 여론조사 결과 마크롱 대통령이 소속된 ‘전진하는 공화국’의 지지율은 32%로 당선 직후인 열흘 전보다 6%포인트가 상승하며 2위인 공화당, 국민전선(각각 19%)과의 지지율 격차를 벌렸다.
○ 개혁과 경륜, 절묘한 균형
마크롱 대통령은 정부 구성이든 공천이든 절반은 여성으로, 절반은 정치 신인으로 하겠다는 약속을 지키며 ‘기성 정치의 틀을 바꾸겠다’는 정치개혁의 명분을 확보했다.
내각 22명 중 11명은 시민사회에서 활동하던 전문가들로 임명했다. 건강장관은 암 전문가, 스포츠장관은 펜싱 금메달리스트, 문화장관은 노벨 문학상 책을 펴낸 출판업자, 환경장관은 환경운동가, 남녀평등장관은 유명 여성 블로거를 기용했다. 정치인 출신은 우파 공화당 출신 2명, 중도 3명, 중도 좌파 사회당 출신 4명, 극좌 성향 2명 등 다양한 스펙트럼으로 인선했다.
치밀하게 균형을 맞춰 비판의 소지를 줄였다. 원자력 기업 아레바 출신의 총리 임명으로 반(反)환경 이미지가 생기자 환경장관에 유명 환경운동가를 임명한 게 대표적인 사례다. 각료 나이도 33세부터 69세까지 30∼40대 6명, 50대 9명, 60대 8명으로 균형을 맞췄다.
○ 기존 정치판 흔들기
‘전진하는 공화국’은 다음 달 총선을 앞두고 17일 전체 577개 지역구 중 55개 지역을 무공천하기로 하고 522명 공천을 완료했다. 55개 지역은 사회당 혹은 공화당 소속 현역 의원 중 내각에 임명했거나 영입하고 싶은 중도 인사들이 현역으로 있는 곳이다. 공천 이후에도 판 흔들기를 계속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것이다.
이미 공화당 내부에서는 “마크롱 대통령이 폭탄을 던지고 있다”고 반발하는 주류와 “마크롱이 내민 손을 잡자”며 연정에 함께하자고 서명한 173명의 의원이 맞서고 있다.
○ 메시지는 명확하게
마크롱 대통령은 총리, 경제장관, 예산장관 등 경제 핵심 라인을 모두 공화당 인사로 채웠다. 노동시장 유연화, 공무원 12만 명 감원, 법인세 인하 등 친(親)기업적 공약을 다루기 위한 임명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총선 후 노동개혁을 비롯한 법안의 통과에 필요한 공화당의 도움을 예상한 것이기도 하다.
유럽 통합 메시지도 명확했다. 총리, 국방장관, 경제장관 등 내각 상당수가 독일어가 유창한 친(親)독일 인사다. 독일 및 유럽연합(EU)과 함께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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