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숙자 살인 사건’을 수사 중인 미국 네바다 주(州) 라스베이거스 경찰이 함정 수사에 걸린 유력 용의자의 폐쇄회로(CC)TV 영상을 공개했다. 영상에는 용의자가 노숙자로 위장한 마네킹을 망치로 세게 내려치는 장면이 담겼다.
18일(이하 현지시간) 영국 데일리메일에 따르면, 라스베이거스 경찰이 17일 공개한 이 영상은 지난 2월 22일 새벽 라스베이거스의 한 교차로에서 촬영됐다.
영상 속 남성은 셰인 쉰들러(30). 그는 지난 2월 살인미수 혐의로 체포돼 기소됐다. 왜 그는 마네킹을 내려쳤다는 이유로 법정까지 가게 된 걸까.
이 마네킹은 현지 경찰이 ‘노숙자 살해범’을 잡기 위해 덫으로 설치한 것이다.
지난 1월 4일 라스베이거스의 한 교차로에서는 노숙자 대니얼 알데이프(46)가 두부외상을 입은 채 시신으로 발견됐다. 이어 한 달 뒤인 2월 3일에는 또 다른 노숙자 데이비드 던(60)이 같은 교차로에서 똑같은 두부외상을 입은 채 사망했다. 두 피해자 모두 거리에서 이불을 덮은 채 잠을 자다 변을 당한 것으로 추정됐다.
경찰은 동일범의 소행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수사에 착수했다. 경찰은 범인을 잡기 위해 마네킹을 노숙자로 위장해 두 사건이 발생했던 교차로에 놓았다. 마네킹에 후드 상의와 부츠 등을 입혔고, 꽃무늬 이불로 덮어 위장했다.
경찰이 놓은 미끼를 문 건 바로 쉰들러. CCTV 영상을 보면 그는 노숙자로 위장한 마네킹을 응시하며 다가가더니 흰색 비닐봉지 안에서 망치를 꺼내든다. 마네킹의 머리 부분을 망치로 두 차례 세게 내리친 그는 이내 뭔가 이상하다는 걸 느꼈는지 현장을 떠나려했고, 인근에 있던 경찰에 체포됐다.
하지만 쉰들러는 경찰 조사에서 사람이 아니라는 걸 알고 공격한 것이라며 혐의를 부인했다. 그는 “혼자 걸어가다가 마네킹을 발견했다. 숨도 쉬지 않고 움직이지도 않아서 마네킹이라는 걸 알아챘다. 그냥 장난으로 걷어찬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마네킹을 망치로 내려친 사실은 기억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당국은 마네킹이긴 하지만 쉰들러가 사람인지를 제대로 확인하지 않고 공격했으므로 살해할 의도가 있었던 것이라고 보고 살인미수 혐의를 적용했다. 다만 앞선 두 건의 살인사건과 쉰들러와의 직접적인 연관성은 입증하지 못해 증거를 보강하고 있다.
쉰들러는 체포된 후 현재까지 계속 살인미수 혐의를 부인 중이다. 쉰들러에 대한 선고공판은 오는 8월 열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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