틈 벌어지는 트럼프-쿠슈너… ‘실세 사위’ 백악관서 입지 흔들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5월 31일 03시 00분


‘러와 비밀 채널’ 의혹 일파만파
트럼프 공식적으론 “전적으로 신임” NYT “둘 사이 분명한 긴장 국면”
쿠슈너 가족 中 사업 관련 마찰도
매케인 “갈수록 기이… 의혹 안덮여” 트럼프 측근들도 쿠슈너 비판 나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비선 실세’인 사위 재러드 쿠슈너를 둘러싼 논란이 점점 커지고 있다. 트럼프로서는 사위에 대해 팔이 안으로 굽을 수밖에 없지만, 둘 사이 관계에 묘한 기류가 감지되기도 한다.

트럼프는 러시아 측과의 비밀 채널 구축을 제안했다는 의혹에 휘말린 사위에 대해 일단 변함없는 신뢰를 보냈다. 트럼프는 29일 뉴욕타임스(NYT)에 보낸 자료에서 “쿠슈너는 미국을 위해 위대한 일을 하고 있다”며 “나는 그를 전적으로 신임한다”고 밝혔다. 이어 “쿠슈너는 거의 모든 이들에게서 존경받고 있다”고 말했다. 존 켈리 국토안보장관도 “쿠슈너의 비밀 채널 구축은 정상적”이라고 옹호했다.

그러나 공화당 중진인 존 매케인 상원 군사위원장은 쿠슈너 관련 의혹에 대한 트럼프와 백악관의 대응을 비난하고 나섰다. 이날 호주 ABC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나는 몇몇 정부 관리가 이것을 표준 절차라고 말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며 “그러나 대통령 취임 이전에 공식 직함이 없는 자(쿠슈너)가 (비밀 채널을 구축하려 한 것은) 표준 절차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러시아 내통 의혹에 대해 “갈수록 기이해지고 있다. (덮으려 해도) 덮어지지 않는 게 사실”이라고 주장했다.

쿠슈너가 지난해 말 러시아 측에 비밀 채널 구축을 제안한 것은 마이클 플린 전 국가안보보좌관과 러시아 군 지도부를 연결해 주기 위한 것이었다고 AP통신이 이날 보도했다. 하지만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친구로 통하는 렉스 틸러슨이 국무장관이 되면서 결과적으로 비밀 채널 구축이 불필요하다고 트럼프 측이 판단해 쿠슈너의 계획은 무산됐다고 AP통신은 덧붙였다.

트럼프의 쿠슈너 옹호 선언에도 둘 간의 마찰이 잦아지고 있다는 이야기도 들려온다. NYT는 “백악관에서 가장 안정적인 것으로 알려진 트럼프와 쿠슈너 간의 관계가 분명한 긴장 국면을 보이고 있다”고 28일 전했다. ‘러시아 스캔들’을 확대 및 악화시킨 트럼프의 제임스 코미 연방수사국(FBI) 국장 해임을 강력하게 지지한 측근이 다름 아닌 쿠슈너였을 뿐 아니라, 쿠슈너가 ‘아웃사이더’ 선봉장 스티브 배넌 수석전략가의 해임을 줄기차게 요구해 트럼프의 신경을 건드리기도 했다는 것이다.

NYT는 최근 쿠슈너의 여동생이 쿠슈너의 이름을 팔아 콘도 사업에 중국 투자자들을 끌어들이려 했다는 사실이 드러나자 트럼프의 불만이 극에 달했다고 전했다. 트럼프는 백악관 회의에서 쿠슈너의 가족을 공개적으로 비판한 것으로 전해졌다. 쿠슈너로선 백악관 내부의 견제 세력도 넘어야 할 산이다. NYT는 경계가 명확히 정해져 있지 않은 쿠슈너의 역할에 일부 트럼프 측근들이 ‘재러드 섬(Jared Island)’이라는 조롱성 표현을 사용하며 쿠슈너를 비판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워싱턴=이승헌 특파원 ddr@donga.com / 한기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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