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일자리 창출案 잇단 발표… 청문회 앞두고 물타기 전략 시동
CNN “코미, 정치적 역풍 우려… 외압 메모 공개수위 놓고 고심”
7일 로즌스타인 부장관 증언… ‘강골 검사’ 출신 발언에도 촉각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사진)이 ‘운명의 1주일’을 앞두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발목을 잡고 있는 러시아 내통 스캔들의 핵심 당사자인 제임스 코미 전 연방수사국(FBI) 국장과 로드 로즌스타인 법무부 부장관이 이번 주 잇따라 상원 정보위원회 청문회에 출석해 증언에 나서기 때문이다. 코미는 트럼프 대통령이 2월 백악관에서 자신에게 러시아 내통 사건 조사를 중단하라고 종용했다는 메모를 측근을 통해 폭로했고, 로즌스타인은 러시아 사건을 조사할 로버트 뮬러 전 FBI 국장을 백악관과 상의도 없이 특검에 임명한 인물이다.
특히 워싱턴의 관심은 코미가 증언대에 서는 8일에 집중되어 있다. 코미의 선택에 따라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탄핵 정국을 알리는 ‘판도라의 상자’가 열릴 수도 있기 때문이다. CNN 등 미 언론은 코미가 전 FBI 국장으로서 아직 수사가 끝나지 않은 러시아 스캔들 전모를 밝히기보다는 철저하게 트럼프 대통령의 수사 중단 외압에 초점을 맞출 것으로 보고 있다. CNN은 코미 측근 등을 인용해 “코미가 러시아 대선 개입을 주장할 경우 조사가 끝나지 않은 사항을 언급한 데 따른 정치적 역풍을 맞을 수도 있다”며 “이른바 ‘코미 메모’로 알려진 트럼프 대통령과 자신의 대화 내용을 어느 수위로 공개할지 고심하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백악관은 당초 기밀유지권을 발동해 코미의 의회 증언을 막는 방안을 고려했으나 이를 사용할 경우 “트럼프가 뭔가를 감추고 있다”는 인상을 줄 것을 우려해 포기했다고 뉴욕타임스는 전했다.
이에 앞서 7일 청문회에 서는 로즌스타인의 입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현역 법무부 부장관이면서도 러시아 스캔들 특검을 임명하는 초강수로 백악관을 아연실색하게 한 로즌스타인은 코미 못지않게 ‘강골 검사’ 출신으로 소문이 자자한 인물이다. 워싱턴포스트는 “로즌스타인은 트럼프 최측근인 제프 세션스 법무장관도 어찌할 수 없는 원칙주의자”라며 “자신이 왜 뮬러 전 국장을 특검에 임명할 수밖에 없었는지를 밝히는 과정에서 러시아 스캔들과 관련해 알려지지 않은 사실이 추가로 드러날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주 내내 ‘미국 우선주의’에 기반을 둔 제조업 일자리 창출 계획을 잇달아 발표하며 청문회에 쏠린 여론의 관심을 분산시킨다는 전략이다. 7일 오하이오주에서는 농업 분야의 핵심인 댐과 둑, 저수지 등 내륙 수로의 효율성 개선과 관련 일자리 창출 등을 발표하고 9일에는 교통부에서 도로와 철도 관련 규제 변경에 대해 논의한다. 이와 관련해 숀 스파이서 백악관 대변인은 기자들과 만나 “인프라 사업은 트럼프 대통령의 핵심 과제”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청문회 주간이 시작되는 4일 백악관 인근 버지니아주 스털링에 있는 자신 소유의 트럼프 내셔널 골프장을 찾아 취임 후 23번째 라운딩을 즐기는 여유를 부렸다.
한편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이날 NBC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러시아 스캔들의 핵심 인물인 마이클 플린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과 아무런 개인적 접촉이 없었다고 주장했다. 푸틴 대통령은 인터뷰에서 “한 행사에 참석했을 때 옆자리에 어떤 (미국인) 신사가 앉아 있었다. 나는 연설을 마치고 다른 인사들과 이런저런 대화를 나눈 뒤 곧바로 행사장을 떠났다. 그게 전부”라고 말했다. 플린은 2015년 12월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관영언론 주최 행사에 참석했으며, 만찬에서 푸틴 대통령의 옆자리에 앉은 사진이 공개되면서 러시아와의 유착 논란에 휩싸인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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