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자 A2면 ‘SNS 이중생활 하버드대 합격생 퇴출’ 기사는 요즘 무분별하게 악용되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사용에 경종을 울리기 충분했다. 하버드대가 페이스북 비공개 그룹채팅방에서 노골적인 성적(性的) 대화와 사진을 주고받고 인종차별적 발언을 한 사실이 발각된 입학예정자 10여 명에 대해 합격을 취소했다는 내용이다. 이 학생들은 19.2 대 1의 경쟁을 뚫은, 그야말로 ‘낙타가 바늘구멍에 들어가는 수준’의 치열한 경쟁을 이겨낸 수재들이지만 과거 소셜미디어에 남긴 글이 문제가 돼 마지막 순간에 발목을 잡힌 셈이다.
우등생과 모범생은 분명 다르지만 우리나라의 경우 아직도 이를 구별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학벌 경쟁이 치열한 탓에 ‘공부 잘하는 학생=모범생’이라는 그릇된 편견이 여전히 사라지지 않고 있다고 생각한다. 일선 중고교에서는 교칙에 어긋나는 행동을 해도 성적이 우수한 학생에 대해서는 상대적으로 경미한 징계를 내리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하지만 이제는 ‘공부만 잘하는 우등생’은 결코 세상을 바꿀 수 없는 시대로 접어들었다.
그런 점에서 하버드대의 ‘그릇된 수재 골라내기’가 던지는 의미가 작지 않다. ‘아무리 성적이 우수하다고 해도 비뚤어진 인성과 이기적인 성격을 가졌다면 명문대에 다닐 자격이 없다’는 기준을 제시한 셈이다. 하버드대처럼 우리 교육현장도 서둘러 ‘우등생’과 ‘모범생’을 구별하는 문화가 자리 잡았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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