횡단보도서 뺑소니 당한 女 ‘나 몰라라’…2차 사고로 결국 사망

  • 동아닷컴
  • 입력 2017년 6월 12일 16시 46분


자기와 상관없는 일에 관여하지 않고 구경만 하는 중국의 오불관언(吾不關焉)현상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건이 또 발생했다.

지난 7일 동영상 공유사이트 유튜브에는 중국 허난성 주마뎬 시에서 일어난 교통사고 뺑소니 사건이 담긴 영상이 올라왔다.

영상은 횡단보도를 건너던 한 여성이 택시에 치이는 모습으로 시작된다. 여성은 도로 위에 내동댕이 쳐졌고 택시는 그대로 달아났다. 주변에서 많은 사람이 이 모습을 목격했지만 누구 하나 도와 줄 생각을 안했다. 횡단보도를 건너는 행인들은 쓰러진 여성 바로 옆을 지나면서도 눈길 조차 주지 않았다.

피해 여성은 얼마 후 의식이 남아 있는 듯 고개를 들었으나 몸은 움직이지 못했다. 그렇게 한참동안 도로위에 방치돼 있는 사이 또 다른 차량이 여성을 짓밟고 지나가는 2차 사고를 일으켰다. 여성은 결국 현장에서 사망했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의 8일 보도에 따르면 사고는 지난 4월 21일 일어났으며, 온라인을 통해 사고영상이 뒤늦게 공개돼 전 세계의 공분을 샀다.

사고를 낸 운전자 장 씨와 류 씨는 공안에 체포돼 조사 받고 있다.

중국인들이 어려운 사람을 잘 도와주지 않는 습성은 애워싸고 구경한다는 뜻의 웨이관(圍觀)으로도 불린다. 세계적 지탄을 받을 뿐 아니라 내부에서도 자성의 목소리를 내고 있지만 쉽게 고쳐지지 않는 심각한 병폐로 꼽힌다.

사고 영상을 공개한 블로거 위안 치콩 씨는 “더 이상 비판할 힘도 없다. 중국 도로는 지옥이다”고 개탄했다.

박태근 동아닷컴 기자 pt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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