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신조(安倍晋三) 정권이 ‘실체 없는 괴문서’라고 주장했던 ‘사학 스캔들’의 핵심 정부문서가 실존하는 것으로 드러나면서 아베 총리가 궁지에 몰렸다. 그는 40년 지기가 이사장인 사학재단 가케(加計)학원의 수의학과 신설에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마쓰노 히로카즈(松野博一) 문부과학상은 15일 기자회견을 열어 “내부 조사 결과 지난 조사에서 확인할 수 없었던 문서 14건의 존재가 확인됐다”고 인정했다. 문서에는 ‘관저 최고 레벨의 이야기다’ ‘총리의 의향이다’는 등의 표현을 쓰며 내각부가 문부성을 압박하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 결국 지난해 11월 가케학원이 운영하는 대학은 52년 만에 수의학과 신설을 허가받았다.
지난달 17일 아사히신문은 해당 문서의 존재를 처음 보도했다. 그러나 이틀 후 마쓰노 문부상은 “문서의 존재를 확인할 수 없다”는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정부 대변인인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관방장관도 정례 브리핑에서 “정체불명의 괴문서”라고 폄하했다.
하지만 당시 책임자였던 마에카와 기헤이(前川喜平) 전 문부성 사무차관이 지난달 25일 기자회견을 열고 “직접 보고받은 문서”라고 밝히면서 상황이 급변했다. 문부성은 9일 재조사에 돌입했고 이날 결과를 발표했다. 마쓰노 문부상은 “새로 문서의 존재가 밝혀진 것을 매우 죄송하게 생각한다”며 고개를 숙였다. 아베 총리는 아직까지 “직접 압력을 가한 사실은 일절 없다”는 입장이다. 참의원은 이와 관련해 16일 아베 총리를 출석시켜 집중심의를 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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