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재감 드러낸 멜라니아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7월 4일 03시 00분


“내 남편은 공격받으면 10배 이상으로 되갚아준다”
트윗 두둔 등 공격적 내조… 주요행사도 직접관리


‘존재감 없는 대통령 부인’으로 불리던 멜라니아 트럼프 여사(사진)가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자신과 남편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공격에 거침없이 대응하고, 주요 행사를 직접 관리하는 등 백악관 안주인 노릇에 시동을 걸기 시작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2일 미국 USA투데이에 따르면 지난달 백악관에 입주한 멜라니아 여사는 같은 달 22일 열린 연례 의회 야유회를 주관했고, 파나마(18일) 인도(26일) 한국(30일) 등 각국 정상 환영 행사에도 지속적으로 모습을 드러냈다. 2월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 방문 당시 부인 아키에 여사의 워싱턴 일정에 함께하지 않았던 것과는 사뭇 다른 행보다.


남편과 자신을 향한 비난에 무대응으로 일관하던 방식에도 변화가 생겼다. 최근 트럼프 대통령이 MSNBC의 간판 진행자 조 스카버러와 미카 브레진스키를 “미친” “사이코” 등 막말로 비난해 구설수에 휘말리자, 그는 “남편은 공격을 받으면 10배 이상으로 되갚아준다”며 트럼프를 두둔하고 나섰다.

지난달 30일 브레진스키는 패션잡지 인스타일과의 인터뷰에서 “멜라니아와 나는 잘 알고 지내는 사이였지만, (멜라니아는) 트럼프와의 결혼을 비밀에 부쳤다”, “멜라니아는 이 나라에서 가장 최악의 직업(모델)을 가졌으며 그것을 오래할 생각도 없었다”고 말했다. 멜라니아 여사는 “잘 알지도 못하는 사람들이 나와 가족들에 대해 왈가왈부한다”며 비꼬는 말투로 직격탄을 날렸다.

그는 ‘러시아 내통 스캔들’로 탄핵 위기에 몰린 남편의 든든한 조력자이기도 했다. 정치매체 폴리티코에 따르면 그는 러시아 스캔들과 관련된 언론보도를 샅샅이 뒤져 남편에게 알려줬다. USA투데이는 “멜라니아가 남편이 위기에 처해 있을 때 방관하지 않고 적극적으로 나서며 남편과 튼튼한 유대감을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이런 행보는 이전의 소극적 태도와 전혀 다른 것이다. 그는 남편의 명운이 달린 선거 유세 기간에도 대중 노출을 꺼렸고, 당선 이후에는 막내아들 배런의 학업을 이유로 한동안 뉴욕 트럼프 타워에 머물렀다. 개인적 사정 때문에 대통령 부인이 6개월이나 백악관 입성을 미룬 것은 보기 드문 일이었다.

김수연 기자 sykim@donga.com
#멜라니아#트럼프#내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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