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킨게임’ 치닫는 단교사태
카타르, 13개 요구사항 수용 거부… 아랍 4국, 카이로서 첫 대응논의
다음 회동서 추가제재 내놓을듯
카타르 “대화 위한 거부” 여지 남겨
사우디아라비아 등 4개국과 카타르의 자존심 대결이 출구 없는 ‘치킨게임’으로 치닫고 있다. 사우디 연합은 13개 요구사항이 명백한 주권 침해라며 강한 거부 의사를 밝힌 카타르에 대한 추가 경제 제재를 시사했다. 양측 모두 카타르 내 터키 군사기지와 알자지라 방송국 폐쇄, 이란과의 절연 등을 담은 13개 요구사항에 대해 양보할 생각이 없다는 뜻을 고수함에 따라 걸프의 긴장감은 나날이 높아지고 있다.
사우디 아랍에미리트(UAE) 바레인 이집트 등 4개국 외교장관은 5일 이집트 카이로에서 카타르 사태 대응방안을 논의하는 첫 회동을 했다. 이 자리에서 5일 0시(카타르 현지 시간)까지 데드라인이었던 13개 요구사항에 대한 카타르의 응답이 매우 부정적이었다며 카타르가 상황의 심각성과 중대성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압델 알 주베이르 사우디 외교장관은 “카타르가 국가 정책을 바꿀 때까지 정치적, 경제적 제재가 이어질 것”이라며 “이는 카타르를 해치려는 게 아니라 돕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카타르가 이미 명백한 거부 의사를 밝힌 상황에서 당초 이번 회동에서는 카타르에 대한 구체적인 신규 제재 방안이 발표될 것으로 예측됐다. 하지만 4개국은 추가 제재 가능성을 원론적으로 언급하고 다음 회동을 바레인 수도 마나마에서 곧 하기로만 했을 뿐이었다. 서서히 카타르를 조여 가면서 상황에 따라 고사시킬 수 있다는 위협으로 풀이된다.
양보 없는 치킨게임으로 치닫는 현 상황에서 판을 벌인 사우디 등이 체면을 살리는 유일한 길은 제재를 강화해 카타르를 항복시키는 것이다. 다음 바레인 회동 때까지 카타르의 변화가 없다면 구체적 제재 방안이 조금씩 드러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카타르는 4개국의 봉쇄에 맞서 터키와 이란으로부터 항공편으로 생필품을 보급받으며 버티고 있다. 카타르 측은 앞으로 배와 비행기로 영원히 보급품을 조달받을 자금력이 된다고 자신하면서도, 13개 요구에 대한 거부가 최후통첩이 아니라 대화를 위한 것이라며 여지를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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