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신조(安倍晋三) 정권에 대한 지지율이 급격히 추락하는 가운데 집권 자민당 내에서도 아베 끌어내리기 조짐이 보이고 있다.
11일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한 공명당 중진은 “국민으로부터 의심받는 총리로는 지지율이 올라가지 않는다”며 “지지율이 20%대로 떨어지면 자민당 내에서도 ‘차기 중의원 선거는 아베 총리 밑에서 싸울 수 없다’는 소리가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요미우리신문은 “공기가 변했다. 아베 총리의 장악력이 확실히 사라지고 있다”는 자민당 중진의 목소리를 전했다.
10일을 전후해 각 언론사가 발표한 아베 내각 지지율은 30%대로 한 달 전보다 많게는 13%포인트 떨어졌다. 요미우리신문 조사에서는 5개월간 30%포인트가 추락한 것으로 나타나 획기적인 브레이크가 작동하지 않을 경우 20%대 추락을 예고하고 있다.
2012년 12월 집권한 아베 총리가 그간 ‘아베 1강(强)’이라 불리며 ‘제왕적’ 권력을 누려온 이유는 좀처럼 떨어지지 않는 지지율과 선거마다 승리로 이끈 리더십 덕이었다. 하지만 2일 치러진 도쿄도의회 선거 참패와 지지율 추락으로 두 개의 신화가 순식간에 깨졌다.
때를 만난 ‘포스트 아베’들도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일찌감치 아베 체제에 반기를 든 이시바 시게루(石破茂) 전 자민당 간사장은 “(아베가 서두는) 헌법 개정 논의는 세심하게 할 필요가 있다”거나 “당내 이론(異論)을 봉쇄하면 안 된다”며 아베 체제에 대한 비판에 나서고 있다.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외상도 “지금은 개헌을 논할 때가 아니다”라거나 “아베노믹스를 수정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나아가 도쿄도의회 선거에서 대승을 거둔 고이케 유리코(小池百合子) 도쿄도지사의 전국정당 창당 움직임이 본격화될 경우 정계의 이합집산도 우려되는 상황이다. 아사히신문이 11일 발표한 여론조사에서는 응답자의 82%가 “자민당에 대항할 정당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아베 정권이 연일 북한의 미사일 위협을 강조하는 것을 두고도 일본 내부에서 “떨어진 지지율을 끌어올리려는 정치적 목적에 따른 것”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11일 도쿄신문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북한이 미사일을 발사할 경우의 대피 요령을 알리는 광고에 지난달 말부터 2주 동안 3억6000만 엔(약 36억4000만 원)을 썼다. 지방자치단체들은 중앙정부의 독려 및 자체 판단에 따라 아키타(秋田)현 오가(男鹿)시를 시작으로 지금까지 6곳에서 대피 훈련을 진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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