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東京) 도의원 선거 참패 후 급락 중인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의 지지율이 취임 후 처음으로 20%대까지 떨어졌다. 아베 총리는 10년 전인 2007년 9월 지지율이 20%대로 떨어진 후 첫 번째 임기에서 스스로 물러났다.
지지통신은 7~10일 진행한 여론조사에서 아베 내각의 지지율이 전달보다 15.2%포인트 급락한 29.9%로 나타났다고 14일 보도했다. 2012년 12월 2차 내각 출범 후 언론사 여론조사에서 지지율이 30% 밑으로 내려간 것은 처음이다.
아베 총리의 발목을 잡은 것은 지인이 이사장인 학교법인에 수의학과 신설 특혜를 줬다는 가케(加計) 학원 스캔들이었다. 아베 총리는 “전혀 관계가 없다”고 해명했지만 이번 조사에서 응답자의 67.3%는 ‘(총리 발언을) 신용할 수 없다’고 답했다. ‘신용할 수 있다’는 응답은 11.5%에 불과했다. 아베 총리가 설명책임을 다하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79.9%가 ‘그렇지 않다’고 답했다. 통신은 “아베 총리의 정권 운영이 위태로워 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번 조사는 일본 전국 성인남녀 2000명을 대상으로 진행했다. 앞서 발표된 여론조사에서 아베 내각 지지율은 31.9%(니혼TV), 33%(아사히신문) 등이었다.
일본 역대 내각에서 20%대 지지율이 이어지면 오래 버티지 못하고 물러나는 경우가 많았다. 아베 총리는 첫 번째 임기 중이던 2007년 7월 참의원 선거에서 참패한 후 지지율이 29%(요미우리신문)까지 떨어지자 스스로 물러났다. 이 때문에 관저 주변에서는 ‘10년 만의 악몽’이 되살아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후쿠다 야스오(福田康夫), 아소 다로(麻生太郞) 전 총리도 지지율이 28%, 22%로 떨어지자 사퇴했다.
아베 총리는 다음 달 3일 대규모 개각을 통해 지지율을 회복시키겠다는 구상을 밝히고 있다. 또 14일 방침을 바꿔 가케 학원 스캔들을 추궁하는 국회 심의에도 직접 출석하겠다고 밝혔다. 국회에서 제기된 의혹에 대해 소상히 설명해 국민들의 의혹을 해소하겠다는 전략으로 보인다. 개각과 국회 출석에도 지지율 하락이 멈추지 않을 경우 정계에서는 본격적인 ‘아베 퇴진론’이 불거질 것으로 예상된다. 도쿄=장원재 특파원 peacechao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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