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새 대통령에 불가촉천민 출신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7월 21일 03시 00분


힌두 민족주의 성향 강한 코빈드 당선… 최하층 카스트 출신으로 사상 두번째

불가촉천민(달리트)이라 불리는 인도의 최하층 카스트 계급 출신 정치인이 국민의 대표인 대통령이 됐다.

20일 CNN에 따르면 이날 대통령 선거 개표 결과 람 나트 코빈드 인도국민당(BJP) 후보(71·사진)가 14대 대통령에 당선됐다. 코빈드는 65.6%의 득표율로 제1야당인 인도국민회의(INC)의 메이라 쿠마르 후보(72·여)를 눌렀다. 1997년 달리트 출신 코체릴 라만 나라야난 대통령이 당선된 이후 20년 만이다.

코빈드는 인도 북부 우타르프라데시주 칸푸르에서 태어났고 대학 졸업 뒤 변호사로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이후 정치권에 뛰어들어 상원의원을 두 차례 지냈고, 비하르 주지사로도 활동했다.

‘흙수저’ 출신으로 자수성가한 인물이 대통령에 당선됐지만 인도 안팎에서는 국민통합에 문제가 될 수 있다는 우려도 크다. 나렌드라 모디 총리와 마찬가지로 코빈드 역시 ‘힌두 민족주의’ 성향이 강한 인사로 꼽히기 때문이다. 모디 총리 집권 뒤 인도는 소수계인 무슬림(전체 인구의 14%)에 대한 차별 강도를 높이고, 힌두교도를 우선시하는 정책을 노골적으로 펼치고 있다. 코빈드가 달리트 등 카스트 하층 계급 출신들의 사회적 지위 향상에 특별한 관심이 없다는 평가도 나온다.

인도는 의원내각제를 채택하고 있어 총리가 실질적인 국정운영 최고 책임자다. 하지만 대통령은 군 통수권, 사면권, 법률안 거부권 등을 행사할 수 있어 결정적인 순간엔 국정 운영에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다.

이세형 기자 turtle@donga.com
#인도#불가촉천민#카스트#대통령#코빈드#달리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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