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6자회담 차석대표, 3년 4개월만에 방북…“한반도 정세 의견 교환”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7월 25일 22시 4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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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러시아 6자회담 차석대표가 최근 방북해 외무성 당국자들과 한반도 정세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고 밝혔다. 러시아 차석대표의 방북은 3년 4개월 만이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25일 “올레그 부르미스트로프 러시아 연방 외무성 순회대사가 22일부터 25일까지 조선(북한)을 방문했다”고 보도했다. 부르미스트로프 대사는 러시아의 6자회담 차석대표에 해당하는 북핵 담당 특임대사를 맡고 있다.

부르미스트로프 대사는 방북 기간 중 신홍철 외무성 부상 등을 만나 한반도 정세와 관련한 의견을 교환했다고 통신은 밝혔다. 통신은 논의 내용에 대해 “우리(북한) 측은 조선반도 정세 격화의 장본인인 미국의 대(對)조선 적대시 정책과 핵위협이 근원적으로 청산되지 않는 한 어떤 경우에도 핵과 탄도로켓을 협상탁에 올려놓지 않을 것이며 우리가 선택한 핵무력 강화의 길에서 한 치도 물러서지 않을 것이라는 원칙적 입장을 밝혔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러시아 측은 이러한 입장에 유의하면서 조선반도 정세 안정을 위해 우리 측과 긴밀히 연계하고 적극 노력할 입장을 표명했다”고 전했다.

러시아 6자회담 차석대표의 방북은 2014년 3월 그로고리 로그비노프 외무부 북핵담당 특별대사의 방북 이후 처음이다. 북한은 당시 로그비노프 대사의 방북 사실만 알렸을 뿐 구체적인 협의내용은 밝히지 않았다. 하지만 이번에는 “러시아가 우리(북한)와 긴밀히 연계하기로 했다”고 밝히며 북핵 이슈와 관련해 러시아와 모종의 협력 관계에 있음을 강조했다.

러시아는 북한이 4일 발사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 화성-14형에 대응하기 위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제재 결의 초안에 반대의사를 표시하는 등 북측에 우호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다. 북한은 러시아와의 외교 공조를 공개하며 국제사회의 제재 국면을 벗어나려고 하는 것으로 보인다.

김용현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미국이 (대북 제재에 소극적인) 중국을 압박하고 있는 상황에서 러시아가 북한에 대해 과거 중국의 역할을 하는 것 같다”며 “북한은 미일이 주도하는 제재를 뚫기위해 러시아에 다가서고, 러시아 또한 북한에 대한 영향력을 강화함으로써 동아시아에서 미국을 견제할 수 있어 북-러의 이해관계가 맞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황인찬 기자 hic@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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