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백인 우월주의에 왜 침묵하나” 비난 빗발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8월 15일 03시 00분


공화당 중진들도 목소리 높여
백악관, 36시간 지나 해명… “트럼프, 폭력-편견 비난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2일(현지 시간) 버지니아주 샬러츠빌에서 벌어진 백인 우월주의 반대 시위대를 향한 차량 돌진 사태를 규탄하며 백인 우월주의자들의 책임을 거명하지 않은 것에 대해 공화당 중진들도 비난 대열에 합류했다.

마코 루비오 공화당 상원의원(플로리다)도 트위터에 “대통령이 이번 사건을 ‘백인 우월주의자에 의한 국내 테러’라고 규정하는 걸 듣는 것이 이 나라에 매우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척 그래슬리 공화당 상원의원(아이오와)은 이번 사건을 ‘자생적 테러(homegrown terrorism)’로 규정했고, 테드 크루즈 공화당 상원의원(텍사스)은 법무부에 수사를 요청했다.

백악관은 역풍이 거세자 “트럼프 대통령은 폭력과 편견, 증오를 비난했다”며 “백인 우월주의자와 큐클럭스클랜(KKK·백인 우월주의 단체), 신나치주의자 등 모든 극단주의 단체가 포함된다”고 36시간이 지나 입장을 밝혔지만 논란은 가라앉지 않고 있다.

임명된 지 10일 만에 하차한 앤서니 스캐러무치 전 백악관 공보국장은 이날 ABC방송에 출연해 “나라면 그런 성명을 권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백인 우월주의와 관련이 있기 때문에 더 강하게 대응했어야 한다”고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을 비판했다. 그는 극우 언론인 브라이트바트 출신의 스티브 배넌 수석전략가에 대해 “대통령이 배넌과 브라이트바트와 같은 유의 난센스로부터 멀어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의 첫 여름 휴가가 북한 문제와 백인 우월주의 옹호 논란 등의 내우외환이 겹치면서 ‘서머 오브 헬(지옥의 여름)’로 바뀌었다는 말까지 나온다. 미국 정치전문 매체인 폴리티코는 “트럼프 대통령 보좌관들이 부채 한도, 2018년 예산안, 세제 개혁, 인프라 투자 등의 정책 이슈가 산적한 9월은 더 힘든 달이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이날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을 위한 30초 분량의 TV 광고 영상이 첫선을 보였다. 이 영상에는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 후 일자리를 창출하고 주가를 끌어올렸으며 미군을 가장 강하게 만들었다는 내용과 민주당과 언론 등을 ‘적’으로 규정하는 내용이 담겼다.

뉴욕=박용 특파원 parky@donga.com
#트럼프#백월 우월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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