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또 허리케인 비상… 20만명 피난
멕시코 규모 8.1 강진… 여진 계속
대도시 주민들 건물 밖서 밤 새워
7일 오후 11시 49분경(현지 시간) 멕시코 남부에서 발생한 미국 지질조사국(USGS) 기준 규모 8.1(멕시코 지진 당국 기준 8.2) 지진은 2011년 3월 발생한 동일본 대지진(규모 9.0) 이후 가장 강력한 지진이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늦은 밤 발생해 정확한 피해 규모가 파악되지 않고 있지만, 어린이 2명을 포함해 최소 30명이 사망했다. 시간이 지날수록 사망자와 부상자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멕시코에서는 1985년 서부 지역에서 발생한 규모 8.1의 강진으로 6000여 명이 목숨을 잃은 바 있다. ‘대지진의 기억’이 강하게 남아 있어 계속되는 여진 속에서 지진의 공포는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이미 60차례 이상의 여진이 발생했고, 규모 7.0 수준의 강진이 다시 발생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실제로 지진 발생 지역은 물론이고 수도인 멕시코시티를 비롯해 큰 도시에서는 많은 주민들이 생필품을 챙겨 건물 밖으로 나와 밤을 지새웠다.
멕시코 당국은 지진 사상자와 공포감을 줄이기 위해 피해 복구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엔리케 페냐 니에토 대통령은 지진으로 185만여 가구가 정전됐지만 현재 74% 정도가 복구됐고, 단수 사태가 벌어진 일부 지역도 3, 4일 내에 정상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환태평양 지진대인 이른바 ‘불의 고리’에 위치해 있는 멕시코 남부는 남미판과 북미판, 카리브판과 코코스판, 나스카판 등 다양한 판들이 맞닿아 있다. 이로 인해 지진이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대형 지진도 잦다.
한편 8일 미국 국립 허리케인센터(NHC)와 CNN 등에 따르면 카리브해를 강타한 초대형 허리케인 ‘어마(Irma)’는 카리브해 생마르탱섬(4명 사망), 버진아일랜드(4명), 앵귈라섬(1명), 바부다섬(1명) 등을 지나며 최소 10명의 사망자를 낸 것으로 나타났다. 어마가 지나간 곳은 통신, 도로, 전력, 보건의료 관련 인프라가 크게 훼손된 것으로 전해졌다. 시간이 지날수록 사상자 수도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
특히 쿠바에서는 약 1만 명의 외국인 관광객이 대피했고, 미국 마이애미데이드 카운티(플로리다 남부의 대표 도시) 당국도 해안 인근 지역을 중심으로 대피령을 내려 20만 명 이상이 거주지를 떠난 것으로 집계됐다. 또 대형마트의 물과 생필품, 주유소의 기름 등이 주민들의 사재기로 부족한 상황이다. 릭 스콧 플로리다 주지사는 “허리케인이 상륙하면 주 당국도 지켜줄 수 없다”며 적극적인 대비를 주문했다.
카리브해와 멕시코만에서는 각각 1등급과 3등급에 속하는 허리케인인 ‘카티아’와 ‘호세’도 북상하고 있어 어마로 초토화된 지역에 추가 피해가 우려된다.
8일 오후 10시 23분께 일본 아키타(秋田)현 남부 내륙에서도 규모 5.3의 지진이 발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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