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속 160km 폭풍우 몰고온 ‘어마’… 마이애미 대규모 정전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9월 11일 03시 00분


초강력 허리케인 美 본토 상륙

4등급으로 위력 다시 강해져
플로리다 해안 전역에 해일 경보
주지사 “마지막 기회” 대피 촉구
트럼프, 휴일 비상대책회의 열어

초강력 허리케인 ‘어마(Irma)’가 10일 오전 7시 20분경(한국 시간 10일 오후 8시 20분경) 미국 최남단의 섬 밀집 지역인 플로리다주 키스 제도에 상륙했다. 플로리다주의 대표 휴양 도시 마이애미는 대규모 정전으로 빛을 잃었다. 휴양객으로 북적이던 해변과 거리도 텅 비었다. 풍속 100mph(시속 약 160km)의 거센 폭풍우가 몰아쳤다. 키스 제도를 현장 취재하던 CNN 기자는 강풍에 몸도 제대로 가누지 못했다.

어마가 플로리다 서부 해안을 따라 빠르게 북상하면서 피해는 점점 커지고 있다. 허리케인이 맹위를 떨치던 10일 오전 탬파시 남동부 고속도로에선 차량 정면충돌 사고가 발생해 2명이 숨졌다. 고속도로순찰대는 허리케인이 이 사고에 영향을 미쳤는지 조사하고 있다.

플로리다 해안 전역엔 해일 경보가 내려졌다. 미 국립허리케인센터(NHC)는 최대 15피트(약 4.5m) 높이의 해일이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출산을 앞둔 마이애미의 한 산모는 폭풍우로 인해 구급 대원이 출동하지 못하자 의사와 전화 통화를 해가며 집에서 혼자 아이를 낳기도 했다.

NHC는 어마가 인구 밀집지역인 탬파와 세인트피터즈버그 방면으로 향하고 있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어마는 11일 오전 2시경 탬파에 상륙할 것으로 보인다.

어마가 상륙하기 전부터 미 전역은 전쟁터를 방불케 하는 대혼란이 빚어졌다. 가장 먼저 태풍의 영향권에 놓인 플로리다주는 전체 인구의 약 3분의 1에 달하는 630만 명에게 대피 명령을 내렸다. 플로리다주는 허리케인의 예상 경로가 일부 수정되자 10일 70만 명의 주민에게 추가 대피 명령을 내렸다. AP통신에 따르면 어마가 상륙하기도 전인 10일 오전 플로리다 중남부 지역 주민의 16%가량인 약 75만 명이 정전 피해를 겪었다. 릭 스콧 플로리다 주지사는 “지금이 좋은 결정을 할 마지막 기회”라며 주민들에게 신속한 대피를 촉구했다.

최고 등급인 카테고리 5등급이었던 어마는 카리브해를 지나면서 카테고리 3등급으로 점차 약화됐으나 미 본토 상륙을 몇 시간 앞둔 10일 오전 2시경 4등급으로 위력이 세졌다. 당시 최대 풍속은 130mph(시속 약 209km)였다. 블룸버그통신은 어마로 인한 피해 규모는 2000억 달러(약 226조2000억 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고 전했다. 이는 지난달 말 텍사스주를 덮쳤던 허리케인 ‘하비’의 피해액 1900억 달러보다 100억 달러 많은 수치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휴일인 9일 워싱턴 인근 캠프 데이비드에서 비상대책회의를 소집해 어마 상륙에 철저히 대비할 것을 지시했다.

어마는 앞서 지나온 카리브해 섬나라를 초토화시켰다. 최소 25명이 사망하고 생마르탱섬과 생바르텔레미섬의 80∼90%가 파괴된 상태다. 어마의 경로를 따라 또 다른 허리케인 ‘호세’가 다가온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카리브해 섬나라들은 다시 공포에 떨었다. 하지만 10일 호세가 당초 예상과 달리 생마르탱섬에서 북쪽으로 약 135km 떨어진 곳으로 이동하면서 카리브해 섬나라들은 큰 고비를 넘겼다.

위은지 기자 wizi@donga.com
#태풍#어마#마이애미#미국#트럼프#정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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