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텔에서 열린 파티에 참석한 후 사라진 미국 10대 여성이 다음날 호텔 내 식당 냉동고에서 숨진 채 발견된 가운데, 사망 경위를 두고 경찰 측과 유가족 측의 주장이 엇갈리고 있다.
뉴욕포스트, 시카고 트리뷴 등 미국 언론은 시카고 웨스트사이드에 거주하는 케니카 젠킨스(19)가 일요일이었던 지난 10일(현지 시간) 시카고 오헤어국제공항 인근에 위치한 로즈몬트시의 크라운 플라자 호텔 내 식당의 대형 냉동고에서 숨진 채로 발견됐다고 11일 보도했다.
젠킨스의 어머니인 테레사 마틴에 따르면 젠킨스의 친구들로부터 젠킨스가 사라졌다는 전화를 받은 뒤 경찰에 신고했고, 이후 냉동고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부검 결과에 따르면 젠킨스는 사망한 지 한 시간 가량 지난 후에 발견됐으며, 사망 시각은 일요일 오전 12시 48분으로 추정된다.
마틴과 목격자들의 진술을 종합하면, 젠킨스는 지난 8일 오후 11시 30분 즈음 집을 나선 뒤 파티가 열리고 있는 크라운 플라자 호텔로 향했고, 호텔 9층에서 열리는 파티에 참석했다. 젠킨스는 집을 떠난 지 약 2시간이 지난 토요일 새벽 1시 30분께 가족과 마지막 연락을 했다.
마틴은 딸의 친구들로부터 새벽 4시 즈음 실종 소식을 전해 들었다. 소식을 들은 마틴은 새벽 5시께 호텔에 도착해 딸을 찾아 나섰으나, 경찰에 먼저 신고하지 않으면 CCTV를 확인할 수 없다는 호텔 측의 말에 로즈몬트 경찰서에 신고 후 수사가 시작되기를 기다렸다.
경찰로부터 연락을 받은 호텔 측은 10일 오전 1시께 식당 냉동고에서 젠킨스의 시신을 발견했다. CCTV 확인 결과 9일 오전 3시 20분경 촬영된 영상에서 호텔 프런트 근처에서 만취상태인 젠킨스의 모습이 포착됐다.
경찰은 젠킨스가 만취한 상태였던 점 등으로 미루어 보아 냉동고 문을 다른 문과 착각하고 들어간 뒤 밖으로 나오지 못해 사망한 것으로 추정했다.
그러나 마틴은 경찰 측이 설명한 사망 경위에 대해 의문을 제기했다. 마틴은 “딸이 발견된 냉동고는 작동은 되고 있는 상태였지만, 음식물 저장용으로 사용하는 냉동고가 아니었다”며 “딸이 발견된 곳은 새로운 음식점을 위해 공사 중인 곳으로, 일반적인 호텔 손님이 접근할 수 있는 곳이 아니었다”며 딸이 발견된 장소에 대해 의심을 품었다.
또한 “냉동고는 이중으로 된 강철 문이었다”며 젠킨스가 냉동고 문을 스스로 열기에는 무리가 있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마틴은 딸의 친구들의 진술이 계속해서 바뀌고 있는 점도 지적하며 딸이 술에 취해 스스로 무거운 냉동고 문을 열고 그 안으로 들어갔다는 경찰 측의 주장을 믿기 힘들다고 말했다.
이외에도 마틴은 호텔 측과 경찰 측의 늑장 대처에도 분개했다. 마틴은 딸이 실종된 소식을 전해들은 토요일 새벽 호텔 측에 CCTV를 확인해 달라며 도움을 요청했지만, 경찰의 수사 요청이 없다는 이유로 거부당했다. 또한 경찰이 젠킨스를 발견하기까지 11시간이 소요됐다.
이에 호텔 측 대변인은 “부모로서 느끼는 상실감과 고통으로 인한 마음은 이해하지만, 로즈몬트 경찰서는 일리노이 주의 최고의 수사기관 중 하나로 그들이 수사를 제대로 했을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전했다.
마틴은 경찰이 수사와 관련해 가족들의 요청을 무시하고 있다며 “경찰이 나의 요청사항에 진지하게 응해줬다면 훨씬 더 빨리 내 딸을 찾았을 것이고, 그렇다면 내 딸은 살아 있었을지도 모른다”며 울분을 토로했다.
한편 젠킨스의 부검을 실시한 검시관에 따르면 10일 부검을 완료했으나 정확한 사인에 대한 추가적인 검사를 고려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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