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대선 러 스캔들 밝힐 핵심 증인
2006년 저지른 범죄까지 수사… 매너포트측 “감청정보유출 수사” 요구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러시아 스캔들’을 수사 중인 로버트 뮬러 특검이 폴 매너포트 전 도널드 트럼프 선거캠프 선대본부장(사진)을 집중적으로 공략하고 있는 정황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CNN은 7월 매너포트의 자택에 대한 압수수색을 허가한 연방수사국(FBI)의 영장 내용을 입수하고 뮬러 특검이 매너포트가 2006년에 저지른 범죄까지 들여다보고 있다고 20일 보도했다. 매너포트가 트럼프 선대본부장이 되기 한참 전 일까지 샅샅이 뒤지며 사건 ‘본원’인 트럼프를 노리고 있는 것이다.
매너포트 측은 특검이 자신을 조여 오고 있다는 사실이 언론 보도를 통해 연일 공개되자 제동을 걸고 나섰다. 매너포트의 대변인인 제이슨 멀로니는 19일 성명을 발표하고 FBI가 올해 초까지 매너포트를 감청했다는 CNN의 18일 보도에 대해 해당 정보가 유출된 것은 ‘중죄’이며 “법무부가 정보 유출 수사에 즉각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감청에 대해서도 “(감청된 내용에) 아무런 특이사항도 없다는 사실을 알리기 위해 공개돼야 한다”고 말했다.
매너포트가 트럼프 선대본부장을 맡은 기간은 2016년 3월부터 6월까지 약 3개월에 불과하다. 그럼에도 뮬러 특검이 매너포트의 오랜 과거까지 샅샅이 뒤지면서 그를 압박하는 것은 매너포트를 ‘큰 고기’를 잡기 위한 ‘작은 고기’로 삼고 있기 때문이다. 매너포트는 트럼프 장남과 러시아 변호사의 트럼프타워 만남에도 동석하는 등 ‘러시아 스캔들’ 수사 관련 핵심 증인으로 꼽힌다.
랜들 엘리어슨 조지워싱턴대 법대 교수는 워싱턴포스트(WP)에 “(매너포트 수사는) 대물을 겨냥한 수사에서 협조를 얻기 위해 피라미를 압박 및 설득하는 전형적인 ‘화이트칼라’ 수사 기법”이라고 분석했다. “매너포트가 트럼프와 관련 없는 혐의로 기소되더라도 트럼프와 그 측근들은 걱정해야 할 이유가 있다”는 설명이다. 이는 ‘사다리 오르기(climbing the ladder)’ 전략으로도 불린다.
특검 수사가 진행되면서 트럼프 대통령의 변호 비용도 늘어나고 있다. WP는 공화당전국위원회(RNC)가 8월 한 달에만 트럼프의 변호사 두 명에게 총 23만 달러(약 2억6000만 원)를 지불했다고 19일 전했다. RNC는 “변호사 비용은 기존에 존재했던 법무비용 계좌에서 나왔으며 정치적 업무를 진행하는 데 필요한 자금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고 밝혔다. 트럼프가 사재를 털어 변호 업무를 진행하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고 WP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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