윌리엄 맥우드 국제경제협력기구(OECD) 산하 원자력기구(NEA) 사무총장은 25일 서울 그랜드 워커힐 호텔에서 열린 ‘글로벌 2017 국제핵연료 재활용 컨퍼런스’ 기자간담회에서 한국의 탈원전 방향에 대한 우려를 표했다. 그는 OECD 회원국들의 원자력 정책과 진흥방안을 조율하고 협의하는 NEA의 책임자다.
맥우드 사무총장 “미래를 정확하게 예측할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며 “탈원전을 선택하면 원자력 관련 기술과 경험은 빠르게 소실될 것이다”고 경고했다.
그는 미국이 1979년 펜실베니아 주 스리마일 섬 원자력발전소 사고 약 30년 동안 원전 건설을 중단한 사례를 예로 들었다. 미국은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줄이면서 전력 수요를 맞추기 위해 2008년부터 원전 건설을 재개했다. 모두 5개를 짓기로 했는데, 그 중 1기는 완공돼 현재 정상적으로 가동 중이고, 나머지 4기 중 2기는 예산 문제로 올해 공사가 중단됐다. 사우스캐롤라이나 주정부가 운영하는 에너지 기업 산티 쿠퍼사가 올해 8월 건립 중단을 바 서머 2, 3호기가 그 대상이다.
2008년 건설 시작 당시 전체 공사비용은 51억 달러로 예상했지만 실제 건설비용이 그 두 배가 넘는 114억 달러로 늘었다. 맥우드 사무총장은 “발전소 건설에 필요한 경험이 사라져 적절한 계획을 짤 수 없었기 때문에 비용이 급증했고, 이 때문에 공사가 중단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을 갖춘 한국이 원자력 기술과 경험을 더 이상 수출할 수 없을 것이라는 우려도 전했다. 한국이 더 이상 사용하지 않는 기술을 굳이 수입하려는 나라는 없을 것이라는 의미다. 세계 시장에서는 중국, 러시아, 프랑스 등이 한국의 경쟁자로 원자력 기술을 수출하고 있다.
후안 카를로스 렌티호 국제원자력기구(IAEA) 원자력 안전·안보부 사무차장은 “한국은 원자력 기술뿐만 아니라 기술을 안전하게 관리하는 규제 기준도 탁월하다. 원자력 기술을 도입하려는 국가 입장에서 좋은 선례이자 모범이 되는 나라”라며 탈원전을 선택할 경우 사라질 한국의 원자력 기술에 대해 안타까움을 표했다.
맥우드 사무총장과 렌티호 사무차장은 핵연료주기 분야 학술대회 ‘글로벌 2017 국제핵연료 재활용 컨퍼런스(International Nuclear Fuel Cycle Conference)’ 참석차 방한했다. 이 행사는 29일까지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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