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임스 매티스 미국 국방부 장관(사진)과 옌스 스톨텐베르그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사무총장이 27일 오전 아프가니스탄을 방문한 직후 수도 카불 국제공항에 여러 발의 로켓탄이 떨어져 공격이 이들을 노렸던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반군 테러조직인 탈레반의 자비울라 무자히드 대변인은 트위터를 통해 자신들이 이번 공격을 진행했다고 밝혔다. 이슬람국가(IS)도 선전매체인 아마끄통신을 통해 자신들이 공격 배후라고 주장하고 있다.
CNN과 현지 언론에 따르면 이번 로켓 공격은 이날 오전 11시경 매티스 장관 일행이 현지에 도착하고 몇 시간이 지난 시점에 이뤄졌다. 로켓은 공항 시설 근처의 빈 땅에 떨어져 사상자는 발생하지 않았고, 특별한 시설 피해도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테러범들이 로켓 공격을 위해 공항 인근 주택에 침입하는 과정에서 주민 5명이 다친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아프간 당국은 로켓이 발사된 주택이 있는 지역을 대상으로 수사를 하고 있다.
피해는 없었지만 이번 로켓 공격은 아프간 안팎에서 적잖은 우려를 일으키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달 21일 ‘신아프간 전략’을 발표한 뒤 처음으로 아프간을 찾은 미 국방장관 일행을 노린 것으로 보이는 공격이기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신아프간 전략을 발표하며 현지 주둔 미군을 증원하고, 탈레반 등 반미 세력에 더욱 적극적으로 대처하겠다고 밝혔었다. 매티스 장관의 이번 아프간행이 예고 없이 진행된 ‘비공식 방문’이었다는 점을 감안할 때 로켓 공격을 진행한 조직에 미군의 핵심 정보가 흘러들어갔다는 분석도 나온다.
매티스 장관과 스톨텐베르그 사무총장은 이번 아프간 방문 중 아슈라프 가니 대통령 등 정부 핵심 관계자들을 만나 향후 아프간 전략과 나토군의 임무 등에 대해 논의했다. 매티스 장관은 “우리는 이곳(아프간)의 군사안보 기반을 세우려고 한다”며 “궁극적으로 (이 작업은) 아프간 지도층의 책임으로 인식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대선 기간 동안에는 ‘아프간 철수’를 지지했지만 최근에는 중동과 서남아시아에서의 지정학적 영향력을 키우기 위해 적극적인 개입을 강조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아프간과 파키스탄에서 활동 중인 탈레반은 크게 반발하고 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파키스탄이 테러 조직들의 피난처가 되는 것을 조용히 지켜보지 않겠다”고 말해 파키스탄 당국이 아프간 탈레반을 간접적으로 지원, 보호하고 있다는 것도 시사했다. 이로 인해 파키스탄과 이 나라의 핵심 우방인 중국의 반발을 사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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