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법인세 35%→ 20%로 낮출것”… 최고세율 인상하려는 한국과 대조적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9월 29일 03시 00분


트럼프 “일자리 美로 넘쳐들게 할것”
소득세 최고세율도 39.6%→ 35%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법인세와 소득세의 최고 세율을 대폭 낮춘 세제개편안을 27일(현지 시간) 발표했다. 법인세율을 기존 35%에서 20%로 낮추고 소득세 최고 세율을 39.6%에서 35%로 낮춘 것이 골자다. 트럼프 행정부의 이번 세제개편안이 의회에서 확정되면 앞으로 과세표준 200억 원 이상 기업의 경우 한국과 미국의 법인세율이 역전될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의 이번 법인세율 인하는 로널드 레이건 정부 시절인 1986년 이후 가장 큰 폭으로 이뤄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인디애나주 인디애나폴리스 연설에서 “(세제개혁안은) 혁명적인 변화”라며 “가장 큰 승리자는 평범한 미국인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이번 세제개편으로 앞으로 10년간 약 5조8000억 달러(약 6610조 원)의 세금이 인하되는 효과가 예상된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법인세율을 20% 단일 세율로 대폭 낮추면서 개인소득세율이 적용되는 자영업자들에게도 최고 세율 25%라는 당근을 제시했다. 549만 달러(약 62억 원) 이상의 상속 재산에 부과하던 상속세는 폐지할 방침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연설에서 “미국에서 지난 80년간 중소 규모 사업자에게 부과됐던 소득세율 중 가장 낮은 수준”이라고 밝혔다. 이어 “사업하기 쉬운 환경을 만들어 일자리가 미국으로 넘쳐들게 하고 기업들의 인력 유치 경쟁을 통해 임금도 그동안 보지 못했던 수준으로 오르게 하겠다”고 덧붙였다.

미국의 이번 세제개편은 한국을 비롯한 주요국에 작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은 그동안 고율의 법인세에도 불구하고 대규모 내수시장을 바탕으로 세계에서 가장 기업하기 좋은 나라로 꼽혔다. 여기에다 법인세 인하라는 강력한 카드를 꺼내 들어 기업들에 추가 당근을 제시한 셈이다.

미국 내부에서는 재정적자 증가와 부자 감세라는 비판도 나온다. 하지만 미국과 기업 유치 경쟁을 해야 하는 한국으로서는 강력한 위협 요소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한국 정부는 8월 세법개정안에서 ‘과세표준 2000억 원 초과’ 구간을 새로 만들어 법인세 최고세율을 22%에서 25%로 오히려 올렸다. 이에 따라 △과표 2000억 원 초과 기업은 25% △과표 200억 원 초과∼2000억 원 이하 기업은 22%의 세율을 적용받는다. 과표 200억 원 초과 대기업은 같은 금액을 벌어도 미국보다 한국에서 더 많은 세금을 내야 한다는 뜻이다.

홍대용 인천대 경영대학장은 “미국은 그동안 법인세가 높아도 경영 환경이 좋아 세계의 투자가 몰렸던 곳이다. 이번 조치로 양국 법인세율이 역전되면 한미 투자 매력도도 큰 차이가 벌어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기재 record@donga.com / 세종=박재명 기자
#트럼프#미국#일자리#법인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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