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개막하는 19차 중국 공산당 전국대표대회(당 대회)를 통해 시진핑(習近平·64) 중국 국가주석 절대 권력의 5세대 지도부 시대가 본격적으로 열린다. 2012년 집권한 시 주석 1기 지도부 구성이 계파 간 타협의 산물이었다면 집권 2기 지도부는 시 주석에게 권력이 집중된 구도로 개편될 가능성이 높다.
24일 당 대회 폐막 이후 25일 19기 당 중앙위원회 1차 전체회의(1중 전회) 때 공개될 지도부(정치국 상무위원 7명)에 대해서는 여러 설이 나오지만 은퇴 연령(68세)을 넘긴 시 주석의 오른팔 왕치산(王岐山·69) 당 중앙기율검사위원회 서기의 퇴장에 대해서는 대체로 의견이 일치한다. 여기에 시 주석 측근 리잔수(栗戰書·67) 중앙판공청 주임, 후진타오(胡錦濤)계 왕양(汪洋·62) 경제부총리, 장쩌민(江澤民)계로 통하지만 시 주석의 상하이(上海)시 서기 시절 맺은 인연으로 시 주석 계열로도 불리는 한정(韓正·63) 상하이시 서기의 상무위원 진입도 거의 확실한 것으로 관측된다.
상무위원에 진입할 것으로 거론되는 시 주석 측근 천민얼(陳敏爾·57) 충칭(重慶)시 서기, 자오러지(趙樂際·60) 중앙조직부장, 왕후닝(王호寧·61) 중앙전면심화개혁영도소조 주임 그리고 후진타오계 후춘화(胡春華·54) 광둥(廣東)성 서기 모두 1950년대 이후 출생자다. 천민얼과 후춘화는 1960년대 출생자로 6세대 차기 주자다. 시 주석, 리커창(李克强·62) 총리와 함께 명실상부한 5세대 지도부가 출범하면서 확실한 세대교체가 이뤄지고 있다.
중국 지도부는 1세대 마오쩌둥(毛澤東), 2세대 덩샤오핑(鄧小平), 3세대 장쩌민, 4세대 후진타오 시대로 나뉜다. 2012년 시 주석 집권 당시 지도부는 순서상 5세대였지만 실제로는 시 주석과 리 총리를 제외한 지도부 모두 4세대(나이로는 1940년대생)여서 사실상 4.5세대 지도부였다.
세대교체와 함께 덩샤오핑 이후 자리 잡은 계파 간 타협의 산물인 상무위원들의 집단지도체제가 약화되고 시 주석에 대한 권력 집중 강화가 유력하다는 점에서 중국권 매체들은 “‘포스트 덩샤오핑’ 시대에 진입했다”는 평가를 내놓았다. 영국 BBC 중문판은 17일 “시 주석이 상무위원 인사를 장악했고 권력 집중 이후 (전체적으로) 시진핑파만 남았기 때문에 현재의 갈등은 파벌 투쟁은 아니다”라고 분석했다.
일본 마이니치신문은 이날 천민얼이 상무위원 진입은 물론이고 국가부주석에 내정돼 시 주석의 후계자 자리를 굳힐 것이라고 보도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시 주석이 천민얼을 상무위원에 진입시키기 위해 갖은 방법을 동원하고 있으며 진입 여부가 시 주석의 영향력 및 시 주석에 대한 저항의 정도를 가늠할 수 있는 바로미터”라고 풀이했다. FT는 시 주석과 천민얼의 관계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후계자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총리와 같다고 비유했다.
천민얼은 시 주석의 측근 그룹인 즈장신쥔(之江新軍) 중에서도 선두주자여서 ‘즈장신싱(之江新星)’으로 불린다. 즈장신쥔은 시 주석이 2002∼2007년 저장(浙江)성 서기로 근무할 당시 함께 일했던 측근들이다.
상무위원 진입 가능성이 100%라는 평가를 받는 리잔수는 시 주석의 ‘대내 총책’이다. 시 주석의 대내외 활동을 빠짐없이 수행해 왔다. BBC 중문판은 “시 주석이 절대적으로 신뢰하는 인물”이라며 “전면에서 활동한 왕치산을 희생시키는 대신 가장 믿으면서 후방을 책임진 리잔수가 지도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자오러지는 시 주석의 ‘인사 총책’이다. 시 주석과 특별한 인연이 없었던 그와 시진핑의 관계가 수수께끼라는 관측과 중앙조직부장은 시 주석의 지시를 집행하는 자리이기 때문에 측근이라는 관측이 함께 나온다. 장쩌민 시대부터 당 정책에 관여한 왕후닝은 시진핑의 ‘정책 브레인’이다. 시 주석의 정상회담에 빠짐없이 배석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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