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틸러슨, 對이란 제재도 ‘엇박자’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10월 2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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틸러슨 “이란 제재에 EU 동참 기대”
트럼프는 “EU 걱정말고 돈 벌어라”

북핵 문제 등 중요 외교 현안마다 엇박자를 내 온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이 22일 대이란 제재를 놓고 또 서로 딴소리를 했다.

이날 사우디를 방문한 틸러슨 장관은 “우리는 이라크 내 불안정을 조정하고 파괴를 일삼는 이란 혁명수비대를 막기 위해 미국이 가하는 제재에 유럽 회사와 국가가 동참할 것을 희망한다”고 말했다. 틸러슨 장관의 발언은 일견 이란 혁명수비대만 겨냥한 것으로 보이지만, 혁명수비대가 이란 경제에 매우 큰 역할을 한다는 점에서 이란 전체를 타깃으로 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혁명수비대는 이란의 돈줄인 정유 시설 등을 관리한다.

반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이란 제재 문제와 관련해 “그들(유럽연합·EU)에게 ‘걱정하지 말고 계속 돈을 벌라. 우린 여기에서 당신들 도움이 필요하지 않다’고 말했다”고 강조했다. 이란 핵 협상 파기와 제재 해제에 반대하는 EU의 도움 없이도 이란을 다룰 수 있다는 호기를 부린 것이다.

두 사람의 거듭된 엇박자로 틸러슨 국무장관 조기 사퇴설이 다시금 힘을 얻을 것으로 보인다. 워싱턴포스트 칼럼니스트 조시 로긴은 이날 칼럼에서 “지금 워싱턴에서 가장 인기 있는 게임은 누가 틸러슨 후임이 될지를 추측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주성하 기자 zsh75@donga.com
#트럼프#틸러슨#이란 제재#e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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