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수륙기동단’ 신설 오키나와 배치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11월 1일 03시 00분


해병대 성격… 센카쿠 분쟁 대응

일본 방위성이 일본판 해병대인 ‘수륙기동단’을 최남단 오키나와(沖繩)현 미군기지에 배치할 방침이라고 아사히신문이 31일 전했다. 중국을 견제하고 센카쿠(尖閣) 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釣魚島) 유사 시 즉시 병력을 투입하기 위한 조치로 해석된다.

방위성은 이미 내년 3월 2100명 규모의 수륙기동단을 신설하고 이를 나가사키(長崎)현 아이노우라(相浦) 주둔지에 배치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아이노우라에는 사령부 외에도 2개의 연대가 배치된다. 그런데 2020년 이후에 발족할 600명 규모의 세 번째 연대는 아이노우라 주둔지나 인근 규슈(九州) 지역이 아닌 오키나와 중부의 미군기지 ‘캠프 핸슨’에 배치하겠다는 것이다.

신문은 “미일 정부가 (최근) 오키나와에 있는 미 해병대의 일부가 주일미군 재편에 따라 괌으로 이전한 후 수륙기동연대 하나를 캠프 핸슨에 배치하는 기본 방침을 확인했다”고 전했다. 양국 정부는 8월 미국 워싱턴에서 열린 외교·국방담당 장관(2+2) 회담 후 공동 발표에서 이미 “난세이(南西) 제도(규슈 남단과 대만 사이 섬들)를 포함해 자위대의 태세를 강화하고 미군기지의 공동 사용을 촉진한다”고 밝힌 바 있다.

신문은 이번 결정의 배경을 두고 “서태평양에서 중국의 군사 활동이 점차 강화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지난해 12월에는 중국의 항모 랴오닝함이 오키나와 본섬과 미야코(宮古)섬 사이의 해협을 통과해 태평양으로 진출했다. 전투기와 구축함이 같은 루트로 오가는 일도 잦아지고 있다. 만약의 사태가 생길 경우 700km가량 떨어진 규슈에서 출동하는 것보다 오키나와에서 출동해야 조기에 대응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오키나와 수륙기동단 배치는 미군기지 부담을 줄이겠다는 약속에 역행하는 것으로 받아들여질 가능성이 커 현지의 적잖은 반발이 예상된다. 수륙기동단은 미국 해병대를 모델로 새로 만들어졌다. 외딴섬이 외국에 점령될 경우 전투기와 호위함의 지원을 받으며 수륙양용차와 보트 등을 이용해 상륙, 탈환작전을 벌이는 역할을 한다.

도쿄=장원재 특파원 peacechaos@donga.com
#해병대#오키나와#센카쿠#분쟁#대응#수륙기동단#일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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