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맨해튼 트럭 테러 용의자 지인 “항상 웃고 미국 좋아했던 사람이 왜?”

  • 동아닷컴
  • 입력 2017년 11월 1일 10시 47분



31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의 9·11 메모리얼 파크 인근에서 트럭 돌진 테러가 발생해 최소 20명이 죽거나 다쳤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 5분께 관광객이 많이 몰리는 뉴욕 맨해튼 남부 챔버스 스트리트 인근에서 트럭 한 대가 자전거 도로로 돌진해 최소 8명이 숨지고 12명이 다쳤다.

트럭은 자전거를 탄 사람들을 친 뒤 인근에 주차돼 있던 통학버스를 들이받고 멈췄다.

범인은 테러 직후 차량에서 빠져나와 행인들을 총으로 위협했다. 경찰은 그에게 총격을 가해 제압한 뒤 체포했다. 범인은 복부에 총을 맞았다.

만약 본격적인 핼러윈 행사가 진행되는 저녁 시간 테러가 발생했다면 사상자 수가 크게 늘어날 수도 있었다.

한 학부모는 “범인이 딸을 향해 총을 겨눴다”며 “감사하게도 사탕을 얻으러 다니는 아이들은 밖에 나와있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후 조사 결과 범인이 갖고 있던 총은 ‘페인트볼 건’으로 확인됐다.

용의자는 우즈베키스탄 출신 남성 사이풀로 사이포브(29)로 파악됐다. 2010년 미국에 들어온 그는 영주권을 취득하고 플로리다 템파에 거주해 온 것으로 확인됐다.

용의자는 2012년과 2015년 펜실베이니아 주에서 교통 법규 위반으로 처벌받은 전력 외에 범죄 기록은 없었다.

그를 안다는 우즈베키스탄 출신 남성은 “그는 매우 행복한 사람이었다. 미국을 좋아했다. 항상 웃고 행복하게 지냈다”며 테러를 일으켰다는게 믿을 수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경찰은 그가 범행 뒤 급진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 등 급진 이슬람 테러범들이 범행 후 외치는 ‘알라후 아크바르’(Allahu Akbar. 아랍어로 ‘신은 위대하다’란 뜻)를 외쳤다고 전했다.

그러나 아직까지 자신들이 이번 사건의 배후라고 주장하고 나선 테러 단체는 나타나지 않았다.

앤드루 쿠오모 뉴욕 주지사는 ‘외로운 늑대’(자생적 테러범)의 소행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를 통해 “뉴욕시에서 역겹고 제 정신이 아닌 자에 의한 공격으로 보이는 일이 또 벌어졌다”며 “사법 당국이 면밀히 살펴보고 있다. 미국에서는 안 된다!”고 분노를 표했다.

특히 사건이 일어난 장소는 2001년 9.11테러가 발생해 3000명이 희생당한 장소에서 불과 몇 블록 떨어진 곳이어서 충격을 더한다.

경찰은 “이런 일이 일어날 수도 있다고 예상했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박태근 동아닷컴 기자 pt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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