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내년 2월 임기를 마치는 재닛 옐런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 후임으로 제롬 파월 연준 이사(64·사진)를 2일 지명한다고 미 언론이 일제히 보도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트럼프 대통령이 파월을 차기 의장으로 최종 결정한 것은 지난 주말이라며 이미 파월에게 통보됐다고 전했다. 월가는 파월을 ‘중립적 비둘기파’로 평가하며 긍정적 반응을 보이고 있다.
미 CNBC는 1일 파월이 평소 눈에 띄는 발언을 하지 않아 월가에서 ‘지루하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주식시장을 위해서는 최선의 선택이라고 보도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이날 “파월은 점진적 금리 인상을 꾀한 옐런 의장에게 대체적으로 동조했다”며 “월가는 경기부양 정책을 점진적으로 줄여 가는 현 연준의 수혜를 받고 있기 때문에 (현 기조를 이어갈) 파월 이사를 환영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파월은 금융계의 규제 완화 요구에도 우호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백악관은 공식 입장을 밝히지 않았으나 트럼프 대통령은 1일 저녁 자신의 트위터에 “내일 나는 연준의 새로운 수장을 발표하겠다. 여러분이 이 사람에게 매우 깊은 감명을 받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적었다.
파월은 프린스턴대와 조지타운대 로스쿨을 졸업한 변호사다. 그가 의장으로 지명되면 폴 볼커 이후 약 30년 만에 경제학 박사학위 없는 ‘미국 경제대통령’이 탄생하게 된다. 일각에선 경제학 식견이 부족하다고 비판하지만 변호사, 금융인으로 일해 시장에 밝다는 평가도 있다. 그는 1981∼1983년 뉴욕 법률회사 ‘데이비스 포크 앤드 워드웰’에서 변호사로 활동했다. 1992년에는 조지 부시 행정부에서 국내 금융 담당 차관을 맡았다. 1997∼2005년 투자회사 칼라일그룹 파트너로 일했고 2012년 공화당원이던 그는 민주당 출신 버락 오바마 행정부에서 연준 이사로 취임했다. 세 아이의 아빠인 그는 자전거로 출퇴근하는 자전거 애호가다.
한편 연준은 이날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열고 1.00∼1.25%인 기준금리를 동결했다. 연준은 “미국 경제가 견고하다”고 밝혀 12월 금리 인상 가능성을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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