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말 (일본군 위안부) 합의는 정부 간의 합의다. 한국정부로서도 휴지로 만들지는 못할 것이다.”
고노 다로(河野太郞) 일본 외무상은 24일 보도된 산케이신문과의 인터뷰에서 “골포스트는 이미 고정돼 있고, 합의내용은 후퇴할 방법이 없다”며 이 같이 밝혔다. 일본 정부는 그 동안 축구에 빗대 ‘한국 정부가 골포스트를 자꾸 옮긴다’고 불평해 왔다. 그는 또 “한국 정부에 다소 문제가 있는 행동이 있을지 모른다. 이상한 일이 있다면 제대로 지적하고 바로잡을 것”이라며 한국에 비판적인 자세를 보였다.
고노 외무상은 1993년 군의 관여와 위안부의 강제성을 인정한 ‘고노 담화’의 주인공 고노 요헤이(河野洋平) 전 중의원 의장의 장남이다. 하지만 이날 인터뷰에서 그는 고노담화에 대한 평가를 해 달라는 질문에 대해 “(담화는) 다른 고노가 낸 것”이라며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가 2015년 8월 발표한 ‘전후 70년 담화’와 한일 위안부 합의가 다다.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고 밝혔다.
고노 외상은 취임 직후부터 아버지와 선을 긋는 발언을 이어 왔다. 이날도 “헌법 9조에 자위대를 명기하는 개정안에 찬성한다”고 말했다. 아버지인 고노 전 의장이 “이대로 두면 된다. 자위대 명기는 잘못된 일”이라고 공개적으로 반박한 것과 정반대의 견해다.
고노 외무상은 북한 문제와 관련해선 “북한이 대화의 테이블로 나올 때까지 확실히 압박하겠다”고 밝혔다. 한반도 유사 상황 발생 가능성에 대해선 “논리적으로는 있지만 북한이 싸움을 걸면 미국의 압도적인 힘으로 부수어질 것을 알 것”이라고 말했다.
고노 외무상은 또 한반도 유사 사태 시 주한 일본인 대피에 대해서는 “한국과도 연계하면서 다양한 작업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미국인 등 외국인 대피시설은 아무래도 일본이 될 수밖에 없다. 어떻게 받아들일지 정리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한편 교도통신은 이날 일본 정부가 외무성, 방위성, 법무성 등이 참여해 범정부적으로 주한 일본인 대피 계획을 세우고 있다고 전했다. 구체적으로는 한반도의 긴장이 높아질 경우 먼저 민항기 귀국을 유도하고, 다음에는 외무성 주도로 전세기를 운항할 방침이라고 한다. 그래도 남은 이들은 부산으로 이동한 후 쓰시마(對馬)섬을 경유해 귀국시킨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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