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제롬 파월 의장 지명자(사진)가 다음 달 기준금리 인상을 강력하게 시사했다. 올해와 내년 미국 경제성장률도 지난해보다 개선될 것으로 전망했다.
28일 AP통신에 따르면 파월 지명자는 이날 상원 은행위원회 인준청문회에서 “최종 결정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이뤄진다”고 말하면서도 “다음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인상할 근거들이 모이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미국 기준금리는 현 1.00∼1.25%에서 1.25∼1.50%로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다음 달 금리가 오르면 올해 3번째 인상이다. 연준 위원들은 내년에도 3번은 인상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시장에서는 다음 달 금리 인상의 근거로 미국의 경기 호조를 꼽는다. 파월 지명자는 이날 미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을 올해 2.5%, 내년 2.0∼2.5%로 전망했다. 지난해보다 개선된 수치다.
파월 지명자는 취임 뒤 점진적 금리 인상을 꾀하는 재닛 옐런 현 의장의 기조를 유지하겠다는 뜻을 드러냈다. 인준 청문회를 위해 상원에 제출한 서면답변에서도 “기준금리가 추가로 인상되고 연준 대차대조표의 자산은 점차 축소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테이퍼링(자산 매입 축소) 계획에 대해 “3, 4년에 걸쳐 연준 보유자산 4조5000억 달러(약 4860조 원)를 2조5000억∼3조 달러가량으로 줄이는 게 적당하다”고 설명했다. 연준이 매입하는 자산 규모를 줄이면 그만큼 시장에 돈이 덜 풀리게 된다. 시중의 유동성을 줄이면 장기적으로 금리가 상승하는 효과를 낸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 경기 부양을 위해 공격적으로 자산을 사들이고 돈을 찍어 내던 연준은 최근 돈줄을 서서히 조이고 있다.
금융규제에 대해 파월 지명자는 “전반적으로 금융 시스템은 꽤 탄탄하고 금융규제는 충분히 강하다. 소형 은행의 부담을 덜어주도록 조정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와 월가가 원하는 방향으로 발언한 것이다. 하지만 파월 지명자는 행정부로부터 독립을 지키겠다는 의지를 강하게 밝혔다. 파월 지명자는 상원 전체회의 인준 표결을 거쳐 내년 2월 취임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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